
신흥 강자 딥시크에 이어 기존 강자 알리바바까지. 새해 들어 연이은 호재에 중국 기술 기업 주가가 날아오르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이달 들어 18일까지 40% 넘게 올랐고, 텐센트와 샤오미 등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주 랠리에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 30곳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연초 이후 36% 넘게 뛰며 2022년 2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연초 중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단연 딥시크 덕분이다. 이후에는 알리바바 등 개별 기업 호재가 투자 심리를 지탱했다. 특히 중국 당국이 민간기업에 대한 정책 기조를 '규제'에서 '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힘을 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등 중국 기술 업계 거물들을 소집해 좌담회를 주재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지난 14일 항셍테크지수는 5.6% 뛰었고, 좌담회 다음 날인 18일에도 2.5% 급등했다. 스티븐 이네스 SPI자산관리 전무는 "중국 지도부가 기술 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이게 중국 민간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알리는 신호라면 중국 주식에 대한 낙관론이 넘쳐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기술 산업은 한때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25%를 차지했던 부동산 시장을 대신해 중국 경제를 이끌 차세대 동력으로 성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첨단 기술 산업은 지난해 중국 GDP에서 15%를 담당했으며 2026년에는 주택 부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내수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경제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중국이 기술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중국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도 기술주 랠리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 GDP(국내총생산, 위안화 기준)는 123%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46%,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홍콩 항셍지수는 10%나 하락했다. 이 기간 미국 GDP는 73% 증가한 반면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550%, 328%, 240% 뛰었다. JP모건·UBS 등 서방 기관들도 중국 기술주 랠리 지속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
다만 중국 기술주 랠리가 지속될지는 내달 5일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내놓는 구체적인 정책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투자은행 샹송앤코의 선멍 이사는 최근 항셍지수가 소폭 하락세를 보인 데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선택했다"면서 "추가 상승 여부는 어떤 지원책이 도입될지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같은 조치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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