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애플과 손잡은 알리바바, 中정부까지 등에 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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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5-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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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만의 춘완 복귀...'AI 협력사'로

  • 애플과는 'AI 맞손'...인재 영입도 박차

  • 활동 범위 넓히는 마윈...시진핑과 악수까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사진AP연합뉴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사진=AP·연합뉴스]

"잦아진 마윈의 등장. 알리바바 안정될까."(중국 매체 36Kr)

최근 중국 정보통신(IT) 전문지들은 알리바바와 창업자 마윈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기술 업계 화두가 딥시크에서 알리바바로 옮겨갔다는 의미다. 춘완(春晩·설 갈라쇼) 협력사 복귀, 애플과 인공지능(AI) 동맹 선언에 이어 당국의 규제를 비판했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눈 밖에 났던 마윈의 공개 석상 등판까지. 중국 1세대 IT 강자 알리바바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5년 만에 춘완 복귀···'AI 협력사'로
알리바바는 중국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국영 중국중앙(CC)TV 춘제(설) 갈라쇼 춘완에 올해 5년 만에 다시 협력사로 참여했다. 2015년 춘완 협력사였던 텐센트가 위챗페이 사용자를 단 이틀 만에 800만명에서 2억명으로 늘리자 춘완의 마케팅 효과에 확신을 얻었던 알리바바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춘완의 독점 협력사로 활동해 왔다. 

알리바바는 이 기간 동안 산하 결제서비스 알리페이와 전자상거래 서비스 타오바오를 통해 이벤트를 진행했고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18년에는 타오바오가 춘완 이벤트를 개시한 지 10분 만에 1만5000개 상품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고 36Kr은 짚었다. 2020년에도 타오바오가 협력사로 참여했으나 같은 해 마윈의 당국 비판 발언으로 알리바바 입지가 흔들렸고, 이듬해부터는 바이두·징둥 등 경쟁사들이 이 자리를 꿰차게 됐다. 이후 5년 만인 올해 춘완 협력사로 복귀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타오바오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춘완의 AI 협력사로 합류했다. 춘완이 기술 관련 협력사를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자체 AI 모델 퉁이첸원(通義千問·Qwen)이 춘완의 개별 프로그램에 맞춰 무대 스크린에 띄우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기술적 지원을 제공했다. 
 
애플과는 'AI 맞손'···인재 영입도 박차
알리바바는 중국 내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AI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애플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외신의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지난 13일 차이충신 알리바바 회장은 “애플이 여러 중국 기업과 대화 끝에 우리를 선택했다”며 협력 사실을 공식화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오는 5월 중국 시장에서 AI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은 챗GPT와 같은 외국 기업 AI 모델의 자국 시장 진입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애플이 중국에서 AI폰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현지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다. 이에 애플은 2023년부터 중국 협력사 선정을 위해 고심해 왔고 지난해 바이두로 잠정 결정했다가 최근 몇 달 동안 알리바바를 비롯해 바이트댄스, 딥시크 등 AI 모델을 테스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력은 애플과 알리바바 양사 모두에 의미가 큰 전략적 결정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36Kr은 “애플은 알리바바의 AI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딛고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알리바바 역시 이번 협력을 세계 AI 업계에서 자사 영향력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포부”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애플과의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 기술업계 전문가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과학자 쉬주훙을 소비자용 AI 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쉬주훙은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기업인 세일즈포스에서 부사장 겸 아시아연구원 학장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AI 연구와 혁신을 담당했던 AI 분야 권위자다. 
 
활동 범위 넓히는 마윈···시진핑과 악수까지 
2019년 알리바바 수장직을 내려놓고 잠행을 이어오던 마윈은 지난해 말부터 자주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1년여 만에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한 게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같은 해 12월에는 앤트그룹·알리페이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마윈이 앤트그룹 공식 행사에 나선 것은 2020년 11월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불발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 11일에는 항저우 알리바바 시시 파크에 회사 로고가 적힌 조끼를 입고 등장해 중고거래 플랫폼 셴위와 AI 기반 정보검색 플랫폼 쿼크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알리바바의 부활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11월 이후 6년여 만에 주재한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시진핑과 마윈이 악수를 한 것이다. 마윈은 당국의 규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시진핑에게 미운털이 박히며 지난 4년여 동안 잠행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좌담회에 마윈이 초청된 것에 대해 “규제가 끝났다는 신호”라고 평했다. 

현재까지 행보를 보면 알리바바는 향후 AI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마윈은 앤트그룹 행사에서 “인공지능(AI)은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AI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고, 실제 알리바바는 문샷AI 등 중국 AI 업계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다만 딥시크 투자설은 적극 부인하며 견제하는 모습이다. 옌차오 알리바바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달 초 알리바바가 딥시크에 10억 달러(약 1조44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을 언급하며 “같은 중국 항저우 기반 기업으로서 딥시크에 박수를 보내지만, 알리바바가 딥시크에 투자했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라고 했다.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민간기업 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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