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가상자산(가상화폐)의 전략적 비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략 비축 대상이 된 코인과 관련해 가상자산업계에서 의견이 나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행정부의 부패한 공격으로 인해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다시 부흥시킬 것”이라며 “이것이 내가 디지털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실무그룹에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이유”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략 비축의 중심에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자리할 것이며, XRP(리플), SOL(솔라나), ADA(카르다노)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도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BC는 트럼프가 암호화폐에 대한 ‘보유·축적(stockpile)’이 아니라 ‘비축’(reserve)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동안은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가상화폐를 매각하지 않고 저장하겠다는 의미였다면, ‘비축’은 정부가 정기적으로 가상화폐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비축할 경우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 현재 36조 달러(약 5경2570조원)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세계 경제가 가상자산으로 운영될 경우 미국의 경제적 우위를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축 대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 다른 알트코인들을 언급하면서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데이브 번바움 코인빗츠 상품 부문 부사장은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는 비교적 작은 거래로 엄청난 가격 변동과 유동성 위기를 유발할 수 있는 취미용 가상화폐”라고 비판했다. 거래량이 작아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가 전략적으로 비축할 만한 종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비트코인 채굴 업체인 라이엇 플랫폼의 피에르 로샤르 부사장도 미 금융 전문 매체 더스트리트(TheStreet)에 “알트코인은 필연적으로 가치가 하락하고 비트코인과 비교해 가치가 0으로 향할 것"이라며 "전략 비축은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전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디지털자산 투자관리회사인 21셰어스 미국 사업 부문 책임자인 페데리코 브로케이트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가상화폐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제도적 채택을 가속화하고 규제의 명확성을 높이며 디지털 자산 혁신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스 연구원도 비트코인 외의 다른 가상화폐가 비축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 “이들 화폐는 테크 투자에 가깝다”며 “이번 발표는 이들 자산의 펀더멘털을 고려하기보단 가상화폐 기술 분야에 대한 국익 중심의 접근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열리는 ‘가상자산 서밋’에 참석해 직접 연설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업계 창업자와 최고경영자, 투자자 등이 참석하며 백악관의 가상자산 차르(총책임자)인 데이비드 색스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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