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GB금융지주가 11년 만에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를 받는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불거진 만큼 자산건전성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BNK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금융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경영실태평가가 본격 착수되면서 대상 기업들은 내부통제 제도 강화 등 준비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올해 정기검사와 관련한 사전통지서를 받았다. DGB금융지주의 정기검사는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지방 금융지주로서는 BNK금융지주에 이어 두 번째다.
금감원은 통상 3~5년 주기로 특정 금융회사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한다. 금융당국의 한정적인 인력과 자원으로 대형 지주사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지방 금융지주사에 대한 정기검사는 10여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BNK금융지주가 이달부터 약 5~6주간 검사를 받게 될 경우 DGB금융지주는 빠르면 올 상반기 중 정기검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주사뿐 아니라 증권, 생명보험 등 계열사 전반에 걸쳐 자본적정성, 경영관리 적정성 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본다는 구상이다. DGB금융지주로서는 자본건전성이 평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계열사인 iM증권의 PF 충당금은 지난해에만 2951억원에 달했다. iM라이프와 iM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1.5%, 43.9% 감소하는 등 비계열 부문도 힘을 쓰지 못하면서 DG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3.1% 급감했다.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연체율은 전년 대비 0.04%포인트 증가한 1.34%를 기록했다.
지주사·은행의 내부통제 항목도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지주는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금감원 검사 대상 금융사도 이사회를 재편하는 등 내부통제 역량 강화에 나선다. BNK금융지주와 경남·부산은행은 윤리경영부를 신설해 상시 감시 체제를 갖췄다.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관련 인력을 2023년 12월 93명에서 현재 106명으로 늘렸고, 하나금융지주는 SC제일은행 여신심사부문장 출신의 사외이사를 영업해 내부통제를 단속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내수침체가 심화되면서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거시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크다"며 "금융당국은 기업들의 부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점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