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해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달 24일 법관 정기인사 후 서울중앙지법 판사 사무분담 변경으로 재판부가 변경된 뒤 처음 열렸다.
재판부는 공판 갱신 절차 간소화에 대한 의견을 이 대표 측과 검찰 측에 물었다. 검찰 측은 "재판부 결정대로 진행하는 데 맞추겠다"고 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재판부에서 복잡한 내용과 구조의 사건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출발하는 게 앞으로 원활한 심리를 위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며 갱신 절차 간소화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재판부는 이 대표 측이 동의하지 않자 그동안 이뤄진 증거조사 내용을 재판부가 양측에 알리는 등 간단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재판 갱신 절차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재판에서 공판 갱신 간소화 절차는 적용되지 못하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개정된 형사소송 규칙을 따라 그동안 진행된 재판의 녹음 파일을 모두 재생하지 않고 녹취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개정된 형사소송 규칙에는 114조를 신설, 공판 갱신 절차에서 그동안 진행된 재판의 녹음 파일을 모두 재생해 듣지 않고 녹취서를 열람하거나 양쪽 당사자에게 고지하는 등 간소화한 방식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개정 전에는 검사와 피고인 측이 모두 동의하면 요지를 설명하는 정도로 간단한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한쪽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이전에 열린 공판의 녹음을 전부 들어야 해 법조계에서는 '시간 끌기'라는 비판이 많았다. 이 대표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11일 오전 10시 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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