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독주하던 이커머스 시장에 네이버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계속되는 내수 침체에도 이커머스 시장은 덩치를 키우고 있어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반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을 이달 중 출시한다. 중국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는 한국 시장 직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이커머스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2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공식 출시한다. 지난해 10월부터 네이버 기본 앱에서 제공해온 쇼핑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독립 앱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AI 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제품 탐색부터 결제, 재구매까지 쇼핑 전 과정에 적용한다. 쿠팡 '로켓배송'에 대응해 배송 방식도 다변화한다. 이달 중 배송 서비스인 '네이버도착보장'을 '네이버배송(N배송)'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오늘배송·내일배송·일요배송·희망일배송 등 다양한 배송 방식을 선보인다.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와 마찬가지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교환 혜택도 전면 적용할 방침이다.
배송 경쟁에는 정통 유통 강자들도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인 쓱(SSG)닷컴은 최근 새벽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는 지난달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주 7일 배송 체계를 완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정책으로 대미 수출에 타격을 입은 C커머스의 한국 시장 공략도 거세다. 테무는 최근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장터인 오픈마켓을 열기로 하고 한국인 판매자 모집에 나섰다. 2023년 7월 국내에 진출한 테무가 한국인 판매자를 모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알리는 2023년 10월 한국 상품 전용 판매관인 'K-베뉴'를 선보이며 국내 식품·화장품 업체를 판매자로 끌어모았다. 알리는 한발 더 나아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연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외 기업이 앞다퉈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는 건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도 온라인 쇼핑 점유율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소매 판매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거래액은 2017년 17.3%에서 2023년 31.9%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점유율이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권재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책임연구원은 "대기업인 네이버와 C커머스의 한국 시장 확대는 쿠팡이 주도하는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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