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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의 사람들②] '포인트오브뷰' 김재원 대표 "좋은 도구가 창작의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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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5-03-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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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치원 때부터 문구를 쓴다. 연필, 지우개, 크레파스까지 많은 문구들이 있다. 포인트오브뷰는 단순히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도구를 넘어 창작을 위한 도구를 제안한다. 포인트오브뷰 김재원 대표와 문구 그리고 창작의 도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재원 대표 사진 김호이 기자
김재원 대표 [사진= 김호이 기자]


문구란 뭘까. 애정 하는 문구가 있나
- 사전적으로 문구는 글을 쓰는 도구이자 학용품, 사무용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우리는 문구를 단순한 필기구나 작업 도구가 아니라, 창작의 도구로 본다. 창작에 필요한 것은 펜과 노트뿐만 아니라, 좋은 향이 될 수도 있고, 음악이 될 수도 있으며, 공간을 환기시키는 모빌이 될 수도 있다. 창작의 과정은 상상을 하고, 사색을 하고, 펜으로 종이에 적어 내려가는 모든 순간을 포함한다. 우리는 단순히 필기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창작의 경험을 제안하고자 한다.

김재원 대표를 문구의 세계로 이끌었던 문구가 있다면 뭔가
- 어릴 때 다양한 메모지를 모으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다 판박이가 유행하면서 꼭 사고 싶었지만, 한정된 용돈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메모지를 팔아 판박이를 사기로 결심하고, 집 앞에 돗자리를 펴고 메모지를 
펼쳐 놓았다. 하지만 아무도 사지 않았고, 나는 쉽게 팔릴 거라 생각했던 메모지들이 외면받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는데, 엄마가 답답하셨는지 "아무거나 500원어치 골라 담으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모든 메모지가 다 다른데 ‘아무거나’라니! 그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가장 처음 좋아했던 문구는 지우개였지만, 가장 즐거웠던 문구는 메모지였다. 그러나 그 경험이 너무 강렬해서 한동안 문구를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다 샌드 라이온 스티커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문구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났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바쁜 와중에도 삶을 지탱하고 힐링이 되어주는 물건이 있나
- 나는 물건에 대한 욕심은 없고 그 물건에 대한 디깅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이 나의 힐링이기 때문에 그 루틴이 없다면 하루를 헛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필기구는 뭔가
- 나는 물건 자체보다는 그 물건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 즉 '디깅'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깊이 파고드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힐링이기 때문에, 그런 시간을 가지지 못한 날은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든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오픈은 화려하지만 지속하기는 어려운 시대다.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지속할 수 있을까
- 브랜드를 지속하는 것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본질을 지키면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핵심적인 가치를 단단히 다지면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10년 넘게 유지되는 브랜드들에게 깊은 존경을 보낸다. 5년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지만, 10년을 넘긴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중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일관된 호감을 유지하는 브랜드들은 더욱 존경스럽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세상의 변화에 둔감해지면 결국 뒤처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브랜드의 본질을 유지하는 균형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변화만을 좇는 것도 답이 아니다. 브랜드를 지속하는 것과 단순히 장사를 이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브랜드 운영은 물 위를 떠다니는 배와 같다. 멈춰 있으면 가라앉고, 변화의 흐름을 타지 않으면 방향을 잃는다. 바람과 물길을 읽으며 끊임없이 조정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브랜드를 오래 지속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구브랜드를 넘어 문구페어 인벤타리오를 개최하는데 인벤타리오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 뭔가
- 인벤타리오를 개최한 계기는 한국의 문구 브랜드들을 알리고, 나아가 문구업계 전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브랜드 개별의 성장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주목받고 활기를 띠어야 새로운 시도와 재미있는 일들이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진심으로 그런 마음에서 시작했다. 문구업계에서 활동하며 기존 문구 페어나 다른 산업의 페어를 방문할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문구 브랜드들이 참여한 모습을 보면 마치 ‘남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어색함이 느껴지곤 했다. 문구 브랜드들이 중심이 되는, 문구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고민 끝에, 우리가 직접 문구인들을 위한 페어를 만들어보자는 기대감으로 인벤타리오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 장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문구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더 많은 사람들이 문구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재원 대표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김재원 대표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김재원 대표의 꿈은 뭔가
- 어릴 때 이후로 특정한 꿈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들며, 덕질을 계속하면서 살 수 있는 삶이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취향을 경쟁력으로 만들어나가며 덕업일치를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덕업일치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타쿠들이 많고 다양할수록 그들이 속한 분야, 지역, 나아가 한 나라까지도 더 재미있고 활력 넘치는 곳이 된다는 점이다. 덕업일치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들며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다. 결국, 덕후가 세상을 구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촬영 김설 최유진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촬영: 김설, 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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