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배터리 성능 혁신을 위해 '폼팩터 설계'와 '효율적 냉각 시스템'을 중심으로 차세대 액침냉각 기술과 무선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안전성을 강화하며 급속 충전 시 온도 관리를 최적화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인터배터리 2025'에서 3대 폼팩터(파우치형, 각형, 원통형 배터리)를 모두 선보였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각형 배터리는 양산을 위한 속도를 내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력 중"이라며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SK온은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하며 Z-폴딩 스태킹 기술과 급속충전 솔루션도 소개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고에너지밀도 하이니켈 배터리와 가격 경쟁력 및 열안정성을 지닌 LFP 배터리의 균형을 이뤄 '가성비' 시장에 적합하다고 평가받았다.
현재 SK온은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고객은 없지만 일부 완성차 업체의 요청으로 4680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성공하면 현대차 일부 차종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해 배터리 공장 '블루오벌SK'를 건설 중이며 최근 헝가리 제3공장을 완공했다. 이 글로벌 생산 거점은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SK온은 기술 개발 후 양산 체계를 갖추고 본격적인 고객사 확보와 수주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세대 액침냉각 기술도 큰 주목을 받았다. 액침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으로 공랭식이나 수랭식보다 뛰어난 온도 상승 억제 성능을 제공한다. 급속 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과열을 방지하고 열 폭주를 차단함으로써 화재나 폭발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이 기술은 셀 간 온도 편차를 줄여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데 기여한다.
SK온은 액침냉각 배터리 팩의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의 유로 설계를 적용했으며 화재 시 냉각 플루이드가 원활히 공급되어 열 확산 방지 성능도 강화했다. SK온 관계자는 "배터리 내부 온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화염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능동형 안전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이를 통해 전기차 화재 위험을 기존 대비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SK온은 액침냉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선 BMS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BMS는 배터리 정보를 금속 케이블과 커넥터를 통해 수집했지만 액침냉각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케이블이 냉각 플루이드 흐름을 방해할 수 있었다. SK온은 무선 BMS 시스템을 도입해 배터리 셀 탭에 무선 칩을 부착하고 정보를 BMS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냉각 플루이드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제품 신뢰성을 높였다.
무선 BMS는 배터리의 전 생애 주기 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 배터리 여권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생산 공정 원산지, 사용 기간, 재활용 가능성 등을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전기차 보급률이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의 안전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SK온은 액침냉각 및 무선 BMS 기술을 선도하고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전동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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