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2월 미국의 민간 고용 일자리가 7만7000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18만6000개) 수치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4만8000개)를 대폭 밑돈다.
지난 2월 발표된 소비지표 등 미국의 주요 지표가 전망치를 하회하며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고용 증가폭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JP모건의 경기분석 모델에 따르면 이달 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은 31%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17%)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골드만삭스의 유사한 분석 모델에서도 경기 침체 확률은 지난 1월 14%에서 23%로 뛰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견조했던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불안이 더해지면서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는 달러화 가치 하락에 힘을 보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기지표 부진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완화 영향으로 전 거래일 보다 12.1원 내린 1442.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대된 이상 3월에도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호한 수준의 고용 및 경기 지표가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기대를 하회하는 정도에 따라 달러화의 추가 낙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발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도 같은 불황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통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수출 위축이 심화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한국이 'L자형' 장기 불황 시나리오로 흘러갈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예상되는 경기 시나리오는 U자형이지만 최근 L자형 장기 불황 시나리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수출 경기가 경착륙하거나, 내수 여건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침체가 이어지는 경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한국 경제는 수출 엔진의 성장 견인력 급감을 내수 엔진의 출력 강화로 보완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결국 향후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 여부 문제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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