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전선에서 수세에 몰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군의 진격에 북한군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인용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진격에 동참한 북한군의 목표가 물류 공급을 차단하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전날 "수미와 쿠르스크 지역에서의 상황이 어렵다"며 "북한군이 줄을 지어 본격적으로 진격하고 있으며, 실제로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진지에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며 "국경에서 소규모 접전을 벌이거나 물류 경로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쿠르스크 내 영토를 되찾기 위해 총공세를 가하고 있다. 이는 종전협상을 앞두고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최대의 협상카드인 러시아 내 점령지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키기 위해 상당수의 북한군을 하고 드론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망을 방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러시아에 약 1만2000명의 군인을 파병해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군 상대 전투에 투입했다. 올해 1월에 잠시 철수했다가 재편성된 후 2월 초께 다시 투입됐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그 '딥스테이트'는 우크라이나가 국경 인근에서 통제권을 잃었다면서 이는 "주요 공격군이자 상당한 손실을 본 북한군이 상당수 배치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딥스테이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지난 6일 350㎢였던 쿠르스크 내 우크라이나 통제 구역은 이날 289㎢로 줄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북한군의 도움을 받아 쿠르스크 내 우크라이나군의 거점 도시인 수자 내부까지 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러시아 전쟁 블로거들은 러시아군이 수자 북동부의 산업 지역에 진격했으며 도시 안에 진지를 구축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우크라이나 국영 수스필네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 소식통들은 수자 인근에서 북한군의 2개 대대가 작전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더 숙련되고 더 단결력 있게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최근 전장에서 이기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군보다 그 수가 많은 북한군과 '광섬유 드론'(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조종되는 드론)이라는 신무기 덕분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도 러시아의 쿠르스크 반격에 북한군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성명에서 "상당한 규모의 러시아 부대가 북한 보병 지원을 받아 공세에 나섰는데도 병력과 장비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쿠르스크와는 달리 동부 전선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군사 분석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몇개월간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영토를 되찾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 마이클 코프먼은 "도네츠크에서의 러시아의 공세는 악천후와 러시아 군인들의 피로, 러시아군 전투 방식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적응 등으로 정체돼 있다"며 아직 도네츠크 전선이 안정됐다고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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