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에요. 공연 일부로 작용하죠. 무대가 마치 인간의 뇌처럼 작동해, 어떤 것은 드러내고 또 어떤 것은 감추면서 관객과 소통해요."
'현대무용계 혁신의 아이콘' 호페쉬 쉑터는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며 “‘꿈의 극장’은 강렬한 분위기와 다채로운 이미지,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다양한 감정이 밀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안무가 쉑터는 오는 14일과 15일 양일간 성남아트센터에서 그의 최신작 '꿈의 극장'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2024년 6월 파리올림픽 문화 올림피아드의 일환으로 파리시립극장에서 초연한 후 같은 해 10월부터 영국의 무용 전문 공연장 새들러스 웰스를 비롯해 유럽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에서는 성남과 중국 상하이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쉑터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무용뿐 아니라 작곡, 영상, 영화 등 여러 방면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직접 안무·작곡·연출한 영화 ‘폴리티컬 마더 : 더 파이널 컷’으로 칸영화제 최우수 무용영화상(2023)을 수상했고, 영국연극협회 국제무용우수상과 무용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8년 대영제국훈장(OBE)을 받았다.
쉑터는 ‘꿈의 극장’에는 ‘독특한 상호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13명의 무용수와 3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작품으로, 연주자들은 무대에 간헐적으로 등장하며 라이브 연주를 펼친다. 전자음, 목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녹음된 사운드트랙도 같이 사용한다. 상당히 풍성한 요소로 구성된 작품이며 무대와의 독특한 상호작용도 있다.”
그는 작품을 구상하면서 ‘꿈’에 대해 탐구했다. “꿈의 세계란 무엇일까? 우리가 인생에서 품는 꿈, 우리가 원하는 것, 그것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 봤다. 또한 문화적 요소와 개인적 욕망, 소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살펴봤다. 무대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인간 존재와 맞닿아 있는 더욱 깊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발견하게 된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몰입감 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그런 경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쉑터는 안무가 겸 작곡가다. 그가 직접 작곡한 음악은 이번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연주된다. “직접 음악을 작곡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음악 창작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투자가 필요하다. 저녁까지 무용수들과 연습실에서 작업하고 집에 오면 작업실에서 음악을 녹음하고 편집한다. 춤의 배경이나 분위기, 춤의 원동력만이 아니라 작품의 전체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보통 음악과 안무를 동시에 만든다. “영감을 주는 사운드가 있으면 연습실에서 무용수들과 함께 거기에 맞는 움직임을 만들어 본다. 그 움직임에서 다시 영감을 받고 집에 가서 그 움직임이 가진 에너지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든다. 음악에서 새로운 안무의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결국 소리와 이미지 사이에 일어나는 지극히 세밀하고 끝이 없는 대화라고 하겠다.”
쉑터는 한국 공연이 설렌다. “관객들이 제 작품을 어떻게 즐기고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궁금해요. 매우 기쁘고 설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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