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8일 밤부터 상품 구매·결제가 모두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용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PG)사가 서비스를 중단하고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발란의 자체 결제서비스인 발란페이도 중단됐다. 결제창에는 '모든 결제 수단 이용이 불가하다.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 중’이라는 안내문만 뜨고 있다.
발란은 최근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에서 1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음에도, 지난 24일부터 입점사에 대한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이에 발란 측은 정산 오류가 발생해 정산 일정을 미뤘다면서 지난 28일까지 입점 업체에 대한 정산 계획안을 내겠다고 밝혔으나 끝내 실행되지 않았다. 현재 최형록 발란 대표는 정산 일정을 번복해 차주에 관련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업계는 발란의 미정산 금액이 1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약 1300개에 달하는 입점 업체들과 월 평균 거래액 300억원 규모를 감안할 때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명품 플랫폼의 위기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발란과 함께 명품 플랫폼 3대장으로 불리는 트렌비와 머스트잇 등 3사 모두 2023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발란이 100억원, 머스트잇 79억원, 트렌비 32억원이다.
수익성 둔화가 투자 유치 실패로 이어지자 사옥을 매각하거나 사업 종료까지 직면했다. 머스트잇은 지난 2023년 투자단의 압박 문제로 매입 2년 만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사옥을 팔았다. 업계 4위 캐치패션은 지난해 3월 신규 투자금 유치에 실패해 문을 닫았고, 1세대 명품 편집숍 한스타일도 비상경영 끝에 같은 해 8월 사업을 종료했다. 그해 12월에는 이랜드글로벌이 운영하던 명품 플랫폼 '럭셔리 갤러리'가, 올해 초에도 명품 프리오더 플랫폼 '디코드'가 사업을 접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계열사나 쿠팡이 운영하는 명품 플랫폼이 아니고선 소비자 신뢰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로 명품 플랫폼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