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전문 투자자 전용 비상장주식시장으로 2017년 야심 차게 등장했던 K-OTC PRO(프로)가 유명무실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전문가용 플랫폼에 밀려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 프로에서 현재 유의미한 거래량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K-OTC 프로 홈페이지에 올라온 게시글도 2018년에 멈췄다. 2017년 출범 초기에는 자금 조달 관련 자료나 기업 간 양해각서(MOU) 체결 등 기업 간 다양한 투자 소식이 올라온 바 있다.
K-OTC 프로가 거래도 전무하고 소식도 나오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은 타 플랫폼에 경쟁력이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벤처캐피털(VC)구주유통망 등 다른 전문투자자 투자플랫폼이 따로 있고, 이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형태'로 비상장 주식에 대한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가 많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최근 상장폐지 기준을 높이면서 K-OTC 프로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기준 미달 기업들에 대한 상장폐지를 서두르겠다며 상장폐지 시가총액·매출액 요건을 각각 최대 500억원과 300억원으로 상향하고 절차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모의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폐지 기준 적용 시 전체 상장사 2318개 중 8.58%인 199개가 퇴출 대상에 해당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후 6개월간 K-OTC 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투자자를 보호한다. 이런 상황에서 상장폐지는 됐지만 기술력이 있는 기업은 K-OTC 프로 시장에서 자금을 수혈해 회복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금투협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거래가 저조한 K-OTC 프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K-OTC 프로는 기술력과 밝은 전망을 가지고 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전문투자자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금투협이 고안해 낸 플랫폼이다. 2017년 7월 출범하면서 각종 비상장 주식을 투자자 보호장치 없이 무제한 거래하도록 했다. 아울러 협회가 2014년부터 운영한 K-OTC도 일반투자자가 비상장 주식을 매매할 수 있지만 여러 제한이 있어 거래가 저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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