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산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가 홋카이도 지토세(千歲)시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올해 7월 중순 혹은 하순에 시제품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전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고이케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내(2025년 3월 이전)에는 고객에 선보일 시제품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시제품에 대해서는 “7월 중순부터 하순쯤에는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라피더스는 2027년에 첨단 2나노(㎚·10억분의1m) 제품 양산을 목표로 IBM과 기술 협력 등을 통해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라피더스에 지금까지 총 1조7225억엔(약 16조8560억)의 지원을 결정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정부 기관을 통해 1000억엔(약 9786억원) 출자를 위한 법 정비도 추진된다.
고이케 사장은 “민간 기업에게도 1000억엔 규모의 출자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라피더스가 도요타 자동차와 NTT 등 기존 주주를 중심으로 추가 출자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8개 일본 대기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라피더스 투자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이어오고 있다. 아무리 정부 지원을 받아도 수년 내에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2나노 칩을 양산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반도체 산업은 1980년대 세계 시장을 석권했으나, 2000년대 들어 반도체 회로 미세화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한국과 대만 업체 등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닛케이는 “라피다스의 고이케 사장은 기술 전환기인 (지금이) ‘일본이 세계를 따라잡을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고이케 사장은 “2나노는 어려운 기술이지만, 시제품 제작을 드디어 시작한다”며 “고객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양산까지 한걸음씩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결코 낙관할 수는 없지만, 긴장감을 갖고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자금 조달과 고객 확보라는 두 가지 벽을 넘어야 하는 라피더스는 시제품이 완성되면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융자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고객사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아사히는 내다봤다.
아사히는 또 라피더스의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된다고 해도 대만 TSMC보다 2나노 제품 양산이 2년 늦게 된다고 짚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피더스가 독자 방식으로 짧은 납품 기간과 소량 다품종 생산을 실현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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