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내에서 칩의 열을 직접 냉각시키는 액체냉각 솔루션인 LG전자 CDU [사진=LG전자]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기술력을 앞세워 열관리 솔루션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액체냉각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데이터센터월드(DCW) 2025'에 처음 참가한다고 13일 밝혔다.
DCW는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도 참여하는 전시회다. AI 기술과 트렌드, 인프라 구축, 에너지효율 등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거래선 미팅이 열린다.
LG전자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 등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HVAC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한 다양한 냉각 솔루션 라인업을 통해 준비된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까지 CDU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글로벌 고객사의 AI 데이터센터에 본격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다양한 환경 조건을 구현해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근 평택 칠러공장에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이 테스트베드에 서버 랙을 설치하고 CDU, 칠러, 팬 월 유닛(FWU)을 통한 체계적인 냉각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서버와 장비를 절연된 액체에 직접 담그는 '액침냉각' 방식도 연구 개발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에코 솔루션(ES) 사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ES사업본부는 클린테크 분야에서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 하에 AI 기술을 활용한 공조 산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비롯해 원전, 메가팩토리 등 신성장 사업 기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냉난방공조 사업이 포함된 ES사업본부가 지난 1분기에만 3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며 별도 사업본부 출범 이후 첫 분기 만에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3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4개 사업본부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 전체 매출에서 기업간거래(B2B)가 차지하는 비중을 45%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며, ES사업본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10조원 정도 규모의 공조 사업을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 사업으로 성장시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지난달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의 회동에서 MS의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뿐만 아니라 CDU 등 다양한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보유한 준비된 플레이어"라며 "차별화된 HVAC 기술을 기반으로 B2B 사업 성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