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CB 전환가액 하향… 주주들 '한숨'

  • 이달 시가하락 따른 조정공시 30건

  • 전환가액 내리면 전환주식 수 증가

  • 기존 주주들 지분가치 희석 불이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환사채(CB)가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가액이 내려가고 있어서다.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면 전환 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떨어진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시가조정을 사유로 전환가액을 조정 공시한 건수는 전날까지 31건을 기록했다. 이 중 30건이 시가 하락에 의해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업들은 CB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CB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CB 전환가액도 하향 조정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환가액이 내려가면 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난다. CB 투자자의 손실을 막기 위해 리픽싱을 하기 때문이다.

발행 규모가 10만원, 전환가액이 1만원인 CB를 발행할 경우 투자자는 10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전환가액이 5000원으로 조정되면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20주로 늘어난다. CB 전환에 따라 주식이 풀리면 기존 주주들은 지분 가치가 희석돼 불이익을 받게 된다.

신용등급이 낮은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주된 자금조달 수단인 만큼 코스닥 상장사의 공시가 더 많다. 전체 31건 중 26건이 코스닥 기업 공시다. 전날 투비소프트는 15회차 CB의 전환가액을 985원에서 655원으로 조정했다. 전환 가능 주식수는 50만7614주에서 76만3358주로 증가했다. 

HLB생명과학은 이달 11회차, 14회차 CB의 전환가액을 조정했다. 각각 기존 대비 31.74%, 29.99% 낮아졌다. 그만큼 전환 가능 주식수도 크게 늘었다. 11회차 CB는 81만3406주에서 119만1672주로 46.50%, 14회차 CB는 46만6722주에서 66만6666주로 42.84% 증가했다.

주가도 부진한데 CB 전환 부담까지 키우게 된 것이다. 특히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한 곳 중 적지 않은 곳이 관리종목이거나 투자주의환기종목,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종목들이다. 투비소프트, HLB생명과학, 이오플로우, 셀루메드, 엑스큐어 등이다. 특히 투비소프트는 이번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매매거래도 정지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리픽싱 조항을 넣는다"며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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