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휴머노이드 로봇은 맥주? "적절한 거품은 필요"

  • 中 벤처투자 '큰손'의 휴머노이드 로봇 '거품론' 논란

중국 CCTV 설 특집 공연인 춘완에서 유니트리 H1 로봇들이 인간 무용수와 함께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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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CTV 설 특집 공연인 '춘완'에서 유니트리 H1 로봇들이 인간 무용수와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사진=CCTV]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 투자에서 발을 빼겠다.”

중국 벤처투자자 '큰손'인 진사장창업투자 주샤오후 파트너의 ‘휴머노이드 로봇 거품론’을 놓고 중국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발전 원년으로 삼고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는 만큼 그의 발언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벤처투자 정보업체 CV소스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로봇산업 펀딩 건수는 3월말 기준 1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75건)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펀딩이 20건 이상이다. 지난해는 10건 미만이었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 정부 산하 투자기관 선전창업투자는 현재 로봇분야에서만 35곳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베이징, 광둥성 등 지방정부에서는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자금을 조성하고,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산업의 대규모 상용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주샤오후 파트너가 거품론을 주장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전망에 의문을 제기한 것. 주샤오후는 이미 쑹옌둥리 등 그간 투자한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에서 발을 뺀 상태다. 

올해 중국에서는 춤추는 로봇, 악기 연주하는 로봇, 공중제비하는 로봇, 쿵후를 하는 로봇 등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각종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시장의 흥미를 끌기 위한 퍼포먼스에만 너무 몰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뭉칫돈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로만 몰리면서 관련 기업들은 거품이 일고 있는 반면 나머지 벤처 회사들은 돈을 못 벌고 있단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중국 로봇회사 중칭로보틱스 창업주 자오퉁양은 중국 관영 금융 매체 증권시보에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다”며 ‘거품론’에 맞섰다. 이어 그는 “올해 투자해 내후년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패스트푸드 사업에나 투자하라”고 거품론자들에게 반박했다. 중국 의료 로봇 연구개발업체 푸바오로봇의 자궈창 CEO(최고경영자)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제 막 시장에 등장했고, 업계가 아직 규범적인 기준을 정립하지 못했다는 점을 포함해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며 단기 사업보다는 장기적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 벤처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버블은 딱 적절한 상태”라며 “맥주에 거품이 적당히 있으면 맛이 더 좋아지는 것처럼, 적절한 버블은 혁신을 더욱 효율적으로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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