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빅테크(대형기술기업) 바이두가 10년만에 자사 검색엔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챗GPT, 딥시크 같은 인공지능(AI) 대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고 알리바바의 AI검색엔진 쿼크 등이 잇달아 업그레이드 되면서 경쟁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서다.
3일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두는 전날 검색창, 검색결과 페이지부터 검색 생태계까지 10년 만에 검색엔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검색창의 크기를 대폭 확장해 '스마트 박스'로 업그레이드 했다. 검색 텍스트 입력 용량도 1000자 이상으로 확대해 AI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자료 검색이 가능하며, 사진·음성·영상 검색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검색창에서 AI 글쓰기, AI 그림 그리기 등과 같은 도구도 직접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음성 검색은 광둥어와 같은 방언 검색도 지원한다.
검색 결과 페이지도 기존엔 단순히 웹 링크 기반으로 보여졌던 것과 달리, AI 모델을 통해 답변과 콘텐츠를 직접 생성·제공하게 된다. 바이두의 AI 검색엔진이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는 도구에서 사실상 작업 수행에 도움이 되는 AI 에이전트로 거듭나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관광지 사진을 바이두 검색창에 올리면 해당 관광지 위치 검색은 물론, 관광지 오디오 투어까지 제공한다. 혹은 이용자가 업로드한 신체검사 보고서를 검토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또 '대화하기 적합한 카페 찾기'를 입력하면 각종 카페 광고 링크가 결과로 나타나는 게 아닌, 바이두 지도의 MCP(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 서버를 활용해 실시간 위치와 카페 환경 점수, 네비게이션을 종합한 결과를 솔루션으로 내놓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챗GPT·딥시크 같은 AI모델 수요가 급증하면서 검색엔진 이용량이 줄자 바이두가 AI 기반 검색 엔진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원리틀웹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2년간 세계 상위 10대 AI 챗봇 트래픽은 200% 가까이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세계 상위 10대 검색엔진 트래픽은 2.38% 증가하는데 그쳤다. AI챗봇 수요 급증으로 검색량이 줄면서 바이두의 핵심 수입원인 온라인 검색 광고 매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구글'을 표방하는 중국 최대 포털기업인 바이두는 그동안 AI 사업에 '올인'해왔다. 2023년 3월엔 중국 최초로 미국 오픈 AI의 챗GPT와 유사한 생성형 AI모델 '어니봇'을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바이트댄스 더우바오, 텐센트의 위안바오 등과 같은 다른 빅테크(대형기술기업)의 AI 챗봇이 인기를 끌면서 압박에 직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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