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 집값통계] 한국부동산원-KB부동산, 엇갈리는 집값통계... 왜?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부동산 통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와 민간이 주간 단위로 내놓는 통계가 비슷하면서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한 시기에 발표된 통계가 서로 반대 결과를 보이는 등 통계 격차가 많이 나는 사례도 나타난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로 활용되는 부동산 통계는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이 작성·발표하는 통계다. 공공 통계는 부동산원, 민간 통계는 KB부동산이 각각 대표하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정부 소속 공공기관으로 국가승인 통계인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발표한다. 주택시장 가격 변화를 측정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참고자료로 사용되는 통계다. 조사는 주간단위(아파트), 월간단위(아파트·단독·연립주택)로 나뉜다. 

KB부동산은 민간기업인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금융 대출 심사 및 분양가 산정을 위한 데이터로 사용된다. 부동산원과 마찬가지로 아파트는 일주일, 단독·연립주택은 1개월 기준으로 가격 동향을 발표한다. 

두 곳 모두 실거래가를 1순위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지만 종종 상반된 차이를 보일 때가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간 상승률 격차가 최대 3배 이상 벌어지는 등 두 통계의 차이를 두고 신뢰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양 기관의 세부적인 조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동산원은 전문조사원 300명 이상이 조사를 담당한다. 실거래가가 있으면 이를 반영하고, 실거래가가 없으면 같은 단지나 인근 단지의 비슷한 사례를 활용해 표본가격을 산정한다. 이 밖에 시세 참고자료, 시장 동향 등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KB부동산은 표본주택이 거래됐으면 실거래가를, 거래되지 않았으면 매매(임대) 사례 비교법으로 조사한 가격을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온라인으로 입력하고 추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두 기관이 조사하는 대상의 표본 수도 다르다. 부동산원은 전국 263개 시·군·구 3만3500가구(아파트 기준)를 표본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반면 KB부동산은 240개 시·군·구 6만2220가구를 표본으로 한다. 조사 대상 지역은 부동산원이, 표본 수는 KB부동산이 많다. 

전문가들은 양쪽 모두 조사 방법에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데다 표본과 방식이 달라 어느 정도 차이는 불가피해 두 가지 통계를 상호 보완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형석 우대빵 연구소(미국 IAU 교수)는 "표본 설계, 조사 방식 등을 통일하면 기관별로 유사한 시장 동향을 보여줄 수 있고, 통계 불일치로 인한 혼란을 예방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각 기관이 고유한 조사 목적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고, 시장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 방법 등을 통합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 각 통계에 대한 특징을 이해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용자들은 공공과 민간 데이터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