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1분기 실적 1.7조, 합산 순익 '역대 최대' 5조 넘길 듯…금융권 상생압박 커지나

  • KB금융 1분기 순익 1조6973억…전년比 60%↑

  • 홍콩 ELS 기저효과에 유가증권 실적 개선 영향

  • 여야 막론 조기대선 후 사회적 책임 요구할 듯

서울 영등포구 소재 KB금융그룹 전경 사진KB금융그룹
서울 영등포구 소재 KB금융그룹 전경 [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1분기 순익이 1조7000억원에 육박하면서 4대 금융지주 합산 이익이 처음으로 5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발(發) 상호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조기 대선 이후 상생 요구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금융권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KB금융은 24일 공시를 통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6973억원으로 전년(1조632억원) 대비 5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익이 1년 만에 60% 가까이 급등한 것은 지난해 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이자수익이 감소했지만 핵심 예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은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상호 보완적인 실적을 시현하면서 그룹 이익에서 비은행 부문 비중이 42%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5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그룹은 1조3478억원에서 1조4711억원으로 9.1%, 하나금융그룹은 1조416억원에서 1조637억원으로 2.1%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그룹만 8389억원에서 7704억원으로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합계 추정치는 5조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2915억원)보다 1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서는 동시에 2023년 1분기(4조8991억원)의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숫자다.

4대 금융지주는 견조한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표정이 밝진 않다.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지주만 실적 잔치를 벌이면 상생 압력이 더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기 대선을 통해 누가 집권하더라도 새 정부 정책을 정비하면서 금융권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지난 2월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충실히 잘 이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의 싱크탱크 금융분과는 최근 주요 어젠다 설정을 위한 초기 의견 수렴을 시작했는데 횡재세와 상생기금 등이 공약으로 거론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난 9일 행장들을 만나 "관세 폭탄으로 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여파가 미칠 것"이라며 금융권의 역할을 당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선 이후 국민과 동반 성장하는 금융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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