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가 개교 120주년을 맞아 ‘세계 20위권 연구대학’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려대는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서울캠퍼스 인문계 중앙광장에서 개교 120주년 기념식 및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원 총장,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비롯해 승명호 고려대 교우회장, 곽영길 아주경제 회장 겸 고려대 언론인교우회장, 피겨 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김연아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고려대는 개교 120주년 슬로건으로 ‘넥스트 인텔리전스(Next Intelligence)’를 제시하며, 향후 인류가 직면할 복합 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형 인재 양성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동원 총장은 “널리 인재를 가르쳐 나라를 구한다는 건학 이념 아래 지난 120년간 대한민국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인류의 미래 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한 차원 더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호 이사장도 “고려대는 민족과 국가를 넘어 인류 미래에 공헌하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이 되어야 한다”며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려대는 이날 ‘2040 비전’을 통해 △2040년까지 연구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 △혁신적 글로벌 교육모델 구현 △창업 및 산학연 협력 생태계 강화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축사에 나선 김연아는 “고려대는 오늘 ‘쇼트 프로그램’을 마치고 ‘프리 스케이팅’을 시작하는 날”이라며 “고려대의 더 높은 도약을 함께 응원하자”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축하 메시지를 통해 개교 120주년을 기념했다.
이날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수상자는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독어독문 69) △허구연 KBO 총재(법학과 72)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경영학과 83) 등 3명이었다.
박기석 회장은 국내 최초의 디지털 교육 기업 ‘아이스크림 미디어’를 창업해 AI 기반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허구연 총재는 야구 해설과 행정 전반에서 40여 년간 활약하며 KBO 리그 최초 연간 1000만 관중 달성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김남구 회장은 2005년 한국투자증권 인수 등으로 IB 분야 혁신을 주도하며 금융산업 전반에 변화를 이끌었다.
한편 고려대는 1905년 민간이 설립한 국내 최초 고등교육기관인 보성전문학교를 전신으로 올해 개교 120주년을 맞았다.
학교 측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수십억~수백억 원 규모의 익명 기부도 잇따르고 있으며, 이달에만 익명의 기부자 2명이 각각 70억 원, 30억 원을 기부했다. 앞서 올해 초에도 125억 원, 200억 원 규모의 대형 기부가 있었다.
기부금은 자연계 중앙광장 및 인문관 신축, 기금교수 임용, 다문화 인재 장학금, 글로벌 학술 포럼 등 주요 전략 사업에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다. 김 총장은 “기부자 한 분 한 분의 뜻을 깊이 새기며, 그 기대에 걸맞은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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