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 큰 장 섰다…당국, 규제 완화 카드 꺼낼까

  • 상위권인 SBI·OK저축은행…M&A 후 자산 증가로 순위 변동도 예상

  • 저축은행업권, 소규모銀 M&A도 논의되는 가운데 규제 완화 촉구

  • 당국 "무분별한 대형화와 수도권 수요 집중 등 문제 있어 신중해야"

사진ChatGPT
[사진=ChatGPT]

10여 년간 '79곳' 체제를 유지했던 저축은행 업계 내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으로 인수되는 데 이어 2위 OK저축은행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등 굵직한 M&A(인수합병)가 예정되면서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으로 불어난 부실을 효율적인 정리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무분별한 대형화를 우려하며 규제 완화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6일 저축은행 업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치고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 발표 이후 다시 한번 대형 M&A가 예고된 셈이다. M&A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상위권 은행들 간 순위 변동도 가능한 상황이다. 자산 규모 2위(13조5890억원)인 OK저축은행은 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2조3763억원) 인수가 타결되면 총 자산이 16조원에 이르며 SBI저축은행(14조289억원)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설 수도 있다. 

하위권 저축은행 M&A도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매물만 △HB △OSB △조은 △유니온 △애큐온 △대원 △대아저축은행 등 7곳이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2022년 애큐온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인수한 홍콩계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는 AI(인공지능) 분야 인력을 확대하는 등 엑시트 전 몸값을 높이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HB저축은행 대주주인 한빛자산관리대부도 2023년부터 매각을 추진 중이다.

곳곳에서 M&A 조짐이 포착되자 저축은행 업계는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도 당국이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당국은 저축은행에 대해 M&A 승인 예외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M&A 대상 저축은행 기준은 △'적기시정조치→2년간 분기별 평가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11% 이하→9% 이하'로 완화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M&A 완전 자율화를 주장하고 있다. PF 사태 이후 조 단위 부실채권이 쌓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형 저축은행이 부실 소형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3974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율(10.66%)은 10%를 넘길 만큼 상황이 악화했다.

하지만 당국은 M&A 규제 추가 완화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제되지 않은 저축은행 몸집 키우기는 경계하고 있다"며 "M&A 수요가 수도권에만 몰리는 등 지방 소외 현상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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