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북부 리버풀 할우드에 위치한 재규어랜드로버 공장에 주차된 차량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영국이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무역 협정을 이르면 이번 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과 영국이 무역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 무역협정은 이번 주 안에 서명이 이뤄질 전망으로, 영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자동차 일부가 25% 추가 관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영국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주 자국 협상팀이 최종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다시 방문했다면서 아직 의약품에 관한 입장 차가 있지만 현재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낮은 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수출 할당량(쿼터)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자동차에 별도로 부과한 품목별 관세 25%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신 영국은 알파벳이나 메타플랫폼스 등 미 대형 기술기업에 물리는 디지털 서비스세에 대해 양보하고, 미 자동차 관세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미 농산물 관세도 내리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영국은 염소 세척 닭고기, 유전자조작 쇠고기 등 미국의 식품 수출 기준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 조건을 양보하면 유럽연합(EU)과 ‘가축협정’ 합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영국과 무역협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신속하게 합의 도출을 추구하는 17개 협정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9일 대부분 나라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이 기간 무역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교역국 일부와 신속하게 무역합의에 이르겠다는 것이 목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르면 이번 주 우리의 최대 교역국 일부와 무역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관세협상 상황에 대해 미국은 현재 18개 주요 교역국 중 중국을 제외한 17개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들은 매우 좋은 제안을 들고 우리에게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 우리한테 부과된 관세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 환율 조작, 노동과 자본 투자 관련 보조금의 상당한 축소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도와 3년에 걸친 협상을 끝내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합의한 영국은 미국과 무역협정까지 끝내면 교역 숨통을 틀 수 있다.
벤틀리,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마틴 등 영국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은 미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제조협회(SMMT)에 따르면 미국은 EU에 이어 영국에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수출 시장이다.
특히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 대수는 10만대를 넘어섰고, 금액으로는 75억파운드(약 13조8600억원)이 넘는다.
한 자동차 업계 고위 관계자는 FT에 “가장 중요한 것은 25% 관세를 인하하는 것”이라며 “관세가 10%를 넘으면 수출이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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