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최태원 회장 "대규모 비용에도 AI 투자는 계속"

  • 최태원 회장 "SKT 이사회멤버 아니라 이야기 할 수 있는 말 없어"

  • 국회입법조사처 "위약금 면제 등 법제화 필요성 있어"

  • 사태 이후 SKT 가입자 24만 명 이탈…"신뢰 회복 우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5050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5.05.0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SK텔레콤(SKT)이 유심(USIM) 해킹으로 인한 번호 이동 고객의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자칫하면 수조원 단위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어 현 경영진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가입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서다. 
 
7일 서울 중구 SKT T타워에서 열린 유심(USIM) 해킹 관련 일일브리핑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번호 이동 고객의 위약금 문제는 타 이용자와 형평성 문제, 법적 문제 등을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SKT 이사회가 이 상황을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멤버가 아니다 보니 이야기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희섭 PR 센터장도 "고객 형평성과 재무적인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방침이 정해지면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국회입법조사처는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 대응의 문제점과 입법 과제' 보고서에서 "이통사 해킹 사고는 신원 인증 정보가 유출돼 금융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심 무상 교체 △추가 인증 서비스 제공 △번호 이동 원하는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등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약관 상 문구를 놓고 SKT에 위약금 면제 요구를 하고 있다. 문제는 귀책사유를 어디까지 볼 것이냐는 점이다. 해킹 사고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가 아닌 가능성을 귀책사유로 해석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약 2400만명의 가입자에게 위약금을 면제할 경우 수조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회사는 물론 주주들까지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6일 오후 기준 알뜰폰 이용자 포함해 2411만명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심보호서비스에 자동가입 적용 가능한 고객에 대해선 100% 가입을 완료했다. 김 센터장은 "오는 14일엔 로밍 이용자들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자동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유심 교체 인파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유심 교체 인파 [사진=연합뉴스]




유심 교체도 107만명이 완료했다. 대리점·고객센터·공항 등 현장 대응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심 교체 예약자는 800만명 정도가 남았다. 기존 유심칩을 그대로 쓰고 정보만 초기화하는 '유심 포맷' 기능도 오는 10일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가 SKT의 향후 투자 계획에 영향을 줄지도 관건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6일까지 SKT에서 KT,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고객은 24만8069명이었다. 임봉호 MNO 사업부장은 "일부 가입자 이탈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회사에 분명한 임팩트가 있다"며 "다만 사태 수습과 고객 신뢰 회복이 먼저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인공지능(AI) 투자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이날 "(해킹 사태로 인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계획을 당장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가치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김 센터장은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다만 지금은 고객 보호가 우선이며 기업 가치를 높일 방안을 내부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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