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부동산 개발업체 킨박도시개발기업이 한-베트남 산업부품 공동 펀드 설립을 제안하며 내재화율 제고와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베트남 내 지방정부의 비교우위 전략과 친환경 산업 육성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베트남 현지 매체 메콩아세안에 따르면 킨박도시개발의 당타인떰(Dang Thanh Tam) 회장은 지난 14일 베트남 흥옌성에서 열린 ‘2025 미트 코리아(Meet Korea)' 행사에서 이같은 전략 구상을 전했다.
당 회장은 “한국 경제가 정치적 불안정성을 겪는 상황에서도, 한국발 FDI(외국인직접투자)는 베트남에서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국경 관문 기능과 관광 산업이 발달한 꽝닌성(Quang Ninh)은 수출지향 기업들이 선호하는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이어 “FDI 유치는 관광지 여부보다도 지방 고유의 비교우위 요소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사의 투자 경험을 사례로 언급하며 “킨박은 꽝닌에 투자한 이유가 하이즈엉, 타이빈, 흥옌 등 인근 지방보다 1인당 소득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흥옌은 관광 산업 기반이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킨박은 해당 지역에서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의 15억 달러(약 2조874억원) 규모 복합 리조트 프로젝트 유치에 성공했다. 당 회장은 “이 역시 지방정부의 정책 의지와 행정 추진력에 따라 충분히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을 예로 들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베트남의 수출액은 1360억 달러를 넘겼지만, 그중 베트남 내 부가가치는 30% 남짓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내재화율을 50%까지 끌어올리면 최대 700억 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국내에 남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 회장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킨박은 한국 기업과 베트남 기업이 합작하는 산업부품 분야에 특화된 한-베 산업부품 협력펀드 설립을 제안했다. 이 펀드를 통해 내재화율을 높이고, 베트남 국내 산업생태계의 자립 기반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첨단기술산업 확장을 언급하며, 당 회장은 “지방의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단순 기능인력보다 엔지니어와 전문인력의 수요가 훨씬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단순 교육이 아닌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단기적 실무교육을 넘어 대학, 연구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이 필수”라고 지적하며, “킨박은 지역 정부와 협력해 한국의 대학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베트남 현지에 기술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당 회장은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이 전 세계 산업의 화두가 되고 있다”며 “최근 한국 기업들 또한 ESG 경영, 재생에너지, 친환경 부품소재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의 전략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며, “각 지방정부가 친환경산업, 녹색 에너지 기반을 우선 과제로 설정한다면, 이는 단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파트너를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킨박도시개발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한-베 기업 간의 산업 부가가치 협력, 고급인재 양성, 산업 다각화, ESG 정책 대응 등 포괄적 전략을 제시하며, 단순한 부동산 개발 기업을 넘어 FDI 협력 플랫폼 기업으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외교부와 함께 매년 '미트 코리아' 행사를 베트남 각 지방에서 개최하며 양국 정부와 기업들을 연결시키는 장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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