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주는 무조건 이재명이여"...민주당 텃밭 청년은 '고심'

  • 민주당, 광주 최종 목표율 90% 설정...부동층 기권 가능성도

광주 서구 상무지구 사거리에 걸려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현수막 사진신진영 기자
광주 서구 상무지구 사거리에 걸려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현수막. [사진=신진영 기자]
"광주 사람들은 무조건 이재명이여. 광주에서 (득표율) 90%, 아니 99.9% 나올 거야." (이모씨·75세 남)

광주는 지난 대선에서 84.8% 득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민주당계 정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5·18 민주화운동을 직접 경험한 광주는 호남 지역 중에서도 '반(反) 보수정당' 정서가 강한 편이다. 6·3 대선을 앞둔 지난 18일 광주에서 아주경제가 만난 10명의 시민들은 12·3 비상계엄 때 5·18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층 사이에서도 젊은층에서는 "선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광주 사람들 앞에서 감히 비상계엄"...'반보수' 정서 유독 강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시민들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가 확고했다. 남편과 벤치에 앉아 있던 전옥금씨(70·여)는 "그 사건(5·18 민주화운동) 전까지 전두환이 누군지도 몰랐다"면서 "첫째아이 만삭이었는데, 총 들고 싸우러 간 학생들, 새벽 3~4시에 들린 총소리로 전두환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씨는 "그런 아픔이 있는 우리가 있는데 감히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모씨(75·남)가 "광주 사람들은 무조건 이재명이야. 광주에서 90%, 아니 99.9% 나올 거야"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광주 시민들에게 5·18 트라우마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트라우마가 된 상황이었다. 흰 소복을 입고 있던 유모씨(84·여)는 "중학교 선생이던 남편이 집에서 밥을 먹고 잠시 나갔는데 피가 흥건하게 돌아왔다"며 눈물을 보였다. 유씨는 "이재명 뽑아야 된다"며 "10번이고 이재명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 노란 추모 리본이 일렬로 매달려 있다 이 중에서 윤석열 구속 이라는 내용이 적힌 리본도 보인다 사진신진영 기자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 노란 추모 리본이 일렬로 매달려 있다. 이 중에서 '윤석열 구속' 이라는 내용이 적힌 리본도 보인다. [사진=신진영 기자]
민주당 "광주 득표율 목표 90%"...부동층은 '기권' 혹은 '이재명'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6.4%)를 보면 호남(광주·전라)에서 이 후보는 76%,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각 6%였다. 특히 의견유보가 1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강민숙씨(53·여)도 "광주도 '이놈도 저놈도 싫다'는 생각의 15%, 무조건 있다"면서도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광주는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광주·전남도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최종 득표율을 90%로 설정했다. 결국 부동층 표심을 잡는 게 관건이다. 지난 대선 이 후보는 광주에서 최종 득표율 84.82%, 최종 투표율은 81.5%를 기록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12%의 득표율을 가져갔다. 다만 이날 만난 사람 중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하는 유권자들은 주로 20~30대 청년층이었다. 이들은 "이재명을 뽑거나, 선거에 참여하지 않거나 기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초·중·고와 대학교를 나와서 일을 하다가 고향 광주로 내려왔다는 조상근씨(35·남)는 "지금 대세가 이재명이라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면서도 "기권을 하진 않을 거지만, 솔직히 누굴 뽑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윤모씨(23·남)는 "엄마 아빠는 이재명으로 뽑는다고 하는데, 친구들도 그렇고 선거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투표하게 되면 이재명으로 뽑을 것"이라 했다.  
 
18일 광주 서구 운천역에 걸려 있는 후보들 공보물 사진신진영 기자
18일 광주 서구 운천역에 걸려 있는 후보들 공보물. [사진=신진영 기자]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90%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박양구씨(65·남)는 "어제 내 친구들 두 명 만났는데, 걔들은 지난번(19대 대선)에 안철수를 찍었다고 했다"면서 "(걔네한테) '헛표' 찍지 말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박씨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대중센터 가고, 5·18 민주묘지 참배는 했다는데 도청은 못 갔다"며 "그곳에 어떻게 가. 하여튼 저번에 안철수로 간 표들 이번엔 이재명으로 몰릴 거로 본다"고 의견을 보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