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대만 타이난시에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현지 팬들을 몰고 다니며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뽐냈다.
황 CEO는 개막 전날인 19일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컴퓨텍스의 포문을 열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색 가죽 점퍼를 입고 일정을 소화한 황 CEO는 'AI'를 연일 강조하며 대만에 신사옥과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하는 등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황 CEO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행사장을 찾은 청중들은 그의 등장에 환호했고, 대만이 언급될 때마다 손뼉을 쳤다.
전 세계 취재진들도 황 CEO 행보 중심으로 신경을 곤두세웠다. 반면 황 CEO 부스투어 시간에 예정돼 있던 엔비디아의 컨슈머 데모 행사는 뒷전이 됐다.

개막 이틀차인 21일에는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질의응답 행사도 진행하는 등 3일 내내 빠듯한 일정을 보냈다. 황 CEO는 이날 미국 정부를 향해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이 중국에 금지되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황 CEO의 적극적인 참여로 컴퓨텍스의 위상도 올라갔다. 컴퓨텍스는 당초 대만 컴퓨터 제조·조립 회사들의 부품을 전시하던 행사였지만, 황 CEO를 중심으로 AI 기술과 솔루션을 소개하는 무대로 격상했다.
대만 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는 지난해 컴퓨텍스가 성공한 이유를 AI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 덕분이라고 밝혔다. AI 생태계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의 수장 황 CEO는 지난해 행사에서 6세대 HBM인 'HBM4'를 처음 채택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처음 공개하며 이목을 끈 바 있다.
올해 컴퓨텍스에 참가한 대부분의 기업들도 전시 부스에 '엔비디아' 마크를 걸어두며 관람객을 맞이했다. 대만에서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곧 경쟁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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