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이의 체크인] 젊은 셰프들의 실험실…전통에 트렌드 더한 '안다즈의 키친'

안다즈 서울 강남의 김형진 총주방장오른쪽과 조각보 키친의 김민재 셰프 사진김다이 기자
안다즈 서울 강남의 김형진 총주방장(오른쪽)과 조각보 키친의 김민재 셰프 [사진=김다이 기자]

“평균 연령 29세의 주방입니다. 젊은 셰프들이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요. 덕분에 트렌디한 메뉴를 누구보다 빠르게 선보일 수 있죠.”

서울 강남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 이곳 식음(F&B) 부문을 총괄하는 김형진 총주방장(39)은 인터뷰 시작부터 ‘젊음’을 강조했다. 호텔신라와 파크 하얏트 서울을 거쳐 지난해 안다즈에 합류한 그는 고압적인 지시 체계가 아닌, 자율과 활기를 중시하는 주방 문화를 이끌고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 식음 업장은 모던 한식 레스토랑 ‘조각보 키친’, 정통 아메리칸 스테이크하우스 ‘미트 앤 코 스테이크 하우스’,  다양한 주류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바이츠 앤 와인’으로 구성돼 있다.

김 총주방장이 이끄는 주방은 평균 연령 20대 후반. 자유롭고 유연한 분위기 속에서 젊은 셰프들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실제 메뉴로 구현한다. 그는 “오래된 호텔은 윗셰프 중심으로 아이디어가 정해지지만, 우리는 아래에서부터 의견이 올라오고 실제 메뉴로 이어진다”며 “트렌디한 메뉴를 누구보다 빠르게 선보일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민재 셰프(33)는 “특급호텔은 보통 규율이 강하지만, 안다즈는 외국처럼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타투를 한 셰프나 나이키 에어포스를 신은 서비스팀 등 격식을 깬 모습이 눈에 띈다. 전통적인 규율보다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율성과 소속감을 바탕으로 일하는 문화다.

 
안다즈 서울 강남의 셰프들 사진안다즈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 강남의 셰프들 [사진=안다즈 서울 강남]

오는 6월 16일 미트 앤 코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선보일 여름 신메뉴 ‘제주 구좌당근 스프’ 역시 주니어 셰프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당근의 달콤함, 병아리콩의 고소함을 조합해 ‘당근 스프는 맛없다’는 편견을 깬 실험적 메뉴다.

주니어 셰프의 요청으로 훈제 연어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김 총주방장은 큐어링부터 연기 방식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지도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젊은 셰프들은 에너지와 패기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서로 배우고 실험하며 성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조직 문화는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제로 웨이스트’에 가까운 식자재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김 총주방장은 “다른 호텔은 식자재가 남으면 버리기 쉬운데, 우리는 부서 간 벽이 없어 연회장에서 남은 식재를 다른 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낭비 없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으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재 셰프는 “호텔에서 일하면 밥이 많이 남게 되는데 이를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누룽지 백숙’을 떠올리게 됐다”면서 “남은 밥을 말리고 튀겨서 누룽지로 만들고, 푹 고아낸 백숙과 함께 바삭하고 진하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호텔 내 레스토랑은 특급호텔의 문턱을 낮춘 합리적 가격 정책을 운영 중이다. 조각보의 런치 코스 메뉴는 7만원대, 디너 코스 메뉴는 10만원 초반대에 판매한다. 미트 앤 코의 단품 메뉴들은 대부분 1만~3만원 대에 제공하고 있다.

 
조각보 숙수 디너 메뉴 사진안다즈 서울 강남
조각보 숙수 디너 메뉴 [사진=안다즈 서울 강남]

‘조각보 키친’을 이끄는 김민재 셰프는 2019년 호텔 오픈 멤버로, 주방 셋업과 시스템 구축을 함께해왔다. 그는 “조각보 키친은 절기에 맞는 식재료로 한 끼 식사를 넘어선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조각보는 라이브 키친, 트롤리 서비스, 페어링, 셰프 서비스 등 기존 한식당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향한다. 대표적인 예는 육회 트롤리 서비스다. 김 셰프는 “외국에서는 테이블사이드에서 타르타르를 선보이는데, 이를 한국식 육회에 접목한 것이 조각보의 시그니처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재 셰프 사진김다이 기자
김민재 셰프 [사진=김다이 기자]

안다즈에서는 셰프가 요리 설명은 물론 식재료의 출처까지 소개하며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김 셰프는 “전통을 존중하되,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질 때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각보는 오는 6월 9일 여름 신메뉴로 보양식 메뉴를 준비했다. 지속가능한 인증을 받은 완도산 전복 물회와 남해산 민어로 만든 민어 찜과 불고기 양념 진갈비 구이, 능이버섯 해신탕, 망고 아이스크림 바 등이다. 제로 웨이스트 누룽지 백숙탕도 야심차게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김 총주방장은 “안다즈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셰프의 철학과 지역 문화의 이야기를 함께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한 접시의 요리, 셰프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이야기가 여러분의 삶에 소중한 쉼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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