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란드의 자치정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합병 위협 속에 중국의 투자를 받아들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나야 나타닐센 그린란드 산업광물자원부장관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산업부문을 발전·다변화하길 원하며 이를 위해선 외부로부터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투자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유럽과 미국 파트너와 협력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른 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타닐센 장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과 체결한 광물개발 관련 양해각서(MOU)가 조만간 만료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광물 부문 개발과 관련해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길 기대했지만 과도한 요구가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미국 병합 위협에 대해서 “무례하고 불쾌하다”며 “우리는 미국인이 되길 원치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린란드는 올해 3월 총선 이후 구성된 자치정부를 중심으로 독립 이후 개발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 나타닐센 장관은 ‘동맹, 그리고 같은 생각을 지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에는 유럽연합(EU)이 잘 맞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투자는 당연히 문제가 있지만 미국도 다소간 그러하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투자하는) 목적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9년에도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했던 바 있으며 올해 2기 행정부에서는 ‘무력 점령’ 가능성도 시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그린란드의 4만 7000명의 인구를 설득하고 거액의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 덴마크에서 독립한 뒤 미국 편입을 유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권 빙하가 녹으면서 그린란드와 주변 해역에 묻힌 광물과 에너지 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그린란드는 유리 섬유 산업에 사용되는 아노르토사이트(사장암) 및 금을 생산하는 두 개의 광산만 운영 중이며, 추가로 두 곳이 채굴 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생산에 들어가진 않았다.
나타닐센 장관은 1억 5000만 유로(약 2300억원) 규모의 광산 프로젝트를 빠르면 내년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란드가 필요로 하는 광물이 거의 없다며 환경 지표에서도 일치하기에 EU가 그린란드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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