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 협상 '속도전'… EU엔 관세 압박, 멕·加엔 무역협정 조기 검토

  • 트럼프, EU에 "무역합의 안되면 우리가 결정"

  • 美·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검토도 앞당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알링턴 국립묘지 메모리얼 원형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알링턴 국립묘지 메모리얼 원형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도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미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멕시코 등을 상대로 무역 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며 '속도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방금 EU가 신속하게 회의(미국과의 무역 협상) 날짜를 잡자며 연락을 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는 긍정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EU는 미국과의 무역을 위해 유럽 국가들을 개방(관세 및 비관세 장벽 폐지 등 시장개방)하길 바란다"며 "그렇게 하면 그들은 매우 행복하고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EU에 대한 50% 관세 할당에 극도로 만족했다"며 50% 관세 카드를 꺼낸 것은 "그들이 협상에서 매우 느리게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기억하라. 우리가 합의를 도출할 수 없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내게는 대미 무역과 관련한 거래를 설정(SET A DEAL·관세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한다는 의미)할 권한이 있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EU도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경제인연합회(비즈니스유럽)와 유럽기업인라운드테이블(ERT) 등 42개 경제단체는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을 전달받았다. EU는 이를 취합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에드워드 올든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협상 시한 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트럼프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작은 합의를 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AP는 지난 8일 영국과 발표했던 소규모 무역 합의처럼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압박은 북미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는 북미 지역 무역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검토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며 통상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취재진과 만나 "T-MEC(티멕·USMCA의 멕시코 내 표기)에 대한 계획된 검토가 올해 4분기 초에 공식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시 시점은 9월 말 또는 10월 첫째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의식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미 3국 간 상품을 무관세로 수출입 하는 것이 골자인 USMCA는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18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체결됐으며, 2020년 7월 발효됐다. 협정상 6년마다 이행 상황을 검토하도록 돼 있으며, 첫 정식 재검토는 2026년 7월로 예정돼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 협정을 조기에 재협상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으며 미국이 모든 무역 파트너들과의 거래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불공정했던 NAFTA를 없앤 USMCA는 좋은 협정이지만, 재협상이 필요하다면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멕시코는 그러나 USMCA를 통한 북미 3국 경제의 상호 보완성을 강조하면서 재협상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에브라르드 경제 장관은 "미국은 추가로 13개의 자유무역협정을 채택하고 있는데,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에도 총교역량의 90% 가까이 무관세를 유지하는 건 티멕(USMCA)이 유일하다"며 "티멕은 3개국이 서로 많은 혜택을 보도록 설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도 조기 재검토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카니 총리는 이날 캐나다 C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USMCA의 폭넓은 재검토에 앞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 문제들에서 직접적인 진전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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