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대한민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닌 '일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연간 200조원을 넘어섰고, 이는 전체 소매 유통 시장에서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모바일 앱 하나로 식재료를 주문하고 생필품은 물론 고급 소비재까지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한다.
이처럼 눈부신 성장세 이면에는 자주 간과되는 중요한 운영 요소가 있다. 바로 '정산 주기'다.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이 판매자에게 입금되기까지 이 기간은 단순한 회계 절차가 아니다. 이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이자 생태계 전반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전략적 요인이다.
정산 주기는 판매자가 상품을 납품하고, 소비자가 구매한 뒤 판매 대금이 판매자에게 입금되기까지 기간을 의미한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판매자의 자금 흐름은 불안정해진다. 자금 여유가 부족한 중소 상공인에게 정산 지연·오랜 정산 주기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고 재고 확보, 인건비 지급, 납품 일정 등 실질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정산 주기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예측 가능성'에 있다. 특히 자금 운용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정산 일정은 단순한 회계 정보가 아니라 사업 존속과 직결되는 생존선이다. 정산 주기가 과도하게 길거나 지연되면 매출이 발생해도 실제로 쓸 수 있는 자금은 부족해지는 '현금흐름 갭(Cash Flow Gap)'이 생긴다. 이는 재고 확보, 인건비 지급,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의 의사 결정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 시장은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정산의 안정성은 곧 경영의 민첩성을 의미한다. 예측 가능한 정산 시스템은 소상공인이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는 곧 플랫폼과 '상생'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조건이다. 즉 안정적이고 빠른 정산 시스템은 이커머스 생태계를 함께 키워가는 파트너십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실제 정산 불투명으로 인해 판매자 이탈이나 소비자 불만이 증가한 사례도 적지 않다. 세계적으로도 정산 주기를 개선한 사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마존은 일정 규모 이상인 판매자에게 익일 정산을 제공하며 파트너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미트박스도 기업 간 거래(B2B) 축산물 전문 플랫폼으로서, 특히 정산 구조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기존 여신 중심인 축산유통시장을 혁신해 셀러·유통업체들에게 채권 디폴트 위험을 감소시키고, 안정적인 현금흐름 유지에 기여했다. 더불어 새벽배송 등 빠른 물류 구조에 걸맞게 배송 완료 시점 기준 최대 9영업일 이내에 지급하는 정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공급업체들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정산일을 고지하는 등 판매자 부담을 낮췄다. 이는 미트박스 파트너들의 높은 재계약률과 신뢰도로 이어졌고, 소비자 만족도까지 함께 상승하는 선순환을 만들었다. 정산은 단순한 '지급'이 아니라 신뢰의 약속이다. 플랫폼의 정산 주기는 곧 파트너에 대한 태도이며, 기업이 동반 성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미트박스는 단기 수익이 아닌 지속 가능한 거래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정산 시스템을 통해 판매자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유이고 이커머스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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