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49분께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인근 공터에서 발생했다. 사고 기체는 포항기지에서 오후 1시 43분께 이륙했으며, 이륙 6분 만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지 인근에 급강하하며 추락했다.
탑승자는 조종사·부조종사인 장교 2명과 전술 승무원인 부사관 2명으로, 모두 순직했다. 당시 초계기는 이착륙 훈련을 반복 수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기체는 착륙을 위해 상공에서 두 차례 선회 중이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았고, 소방당국은 소방헬기와 진화 장비를 동원해 1시간여 만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후 추락 잔해 주변 수색 과정에서 탑승자 전원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해군 포항병원에 안치됐다.
목격자들의 제보 영상 등에는 추락한 초계기가 마지막 순간까지 민가와의 충돌을 피하려고 애쓴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보였다.
사고 기체는 해군이 1995년부터 도입해 운용 중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P-3 시리즈 대잠초계기로, 국내에는 P-3C와 P-3CK 총 16대가 배치돼 있다. 사고기는 이 가운데 성능개량형인 P-3CK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예비기체를 개조해 실전 배치한 모델이다.
군 당국은 사고 직후 같은 기종의 모든 초계기 운항을 중단하고, 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기체 결함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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