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名品)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있다. 전 세계 명품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 얘기다. 에르메스가 약 200년간 최상위 명품으로 불리는 이유는 장인정신을 통해 꾸준히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1인 1가방' 원칙이다. 에르메스의 모든 가방은 한 명의 가죽 장인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되는데, 보통 켈리백 1개당 사나흘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인류는 충분한 시간을 거쳐 탄생한 최고의 제품에 '명품'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원 맨 원 엔진(One Man, One Engine)'이라는 장인 정신으로 빚어낸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를 타봤다.

◆엔진 장인이 빚은 명작 'AMG GT 55 4MATIC+'...10년 만에 돌아온 '럭셔리 퍼포먼스'
'외머 외즈베크가 제작했음(Handcrafted by Ömer Özbek)'
지난달 29일 메르세데스-벤츠가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한 '2025 AMG GT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AMG GT 55 4MATIC+ 차 보닛을 열자 차량 엔진을 조립한 엔지니어의 서명이 눈에 띄었다.
AMG GT 55 4MATIC+는 2015년 국내 처음 출시된 후 10년 만에 돌아온 AMG-GT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지난 4월 열린 '2025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공개된 후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고, 이달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 이날 시승은 AMG 스피드웨이 풀코스(4346m)를 총 네 바퀴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스트럭터가 선발대로 나섰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기자들이 5대의 차량을 나눠 탔다.
운전석에 앉자 기존 AMG-GT 차량보다 약간 높게 느껴졌다. 스포츠카의 감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단처럼 편안함을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몸에 꽉 맞게 조여지면서 차량과 운전자를 단단하게 연결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자 우렁찬 엔진소리와 함께 단전에서 끓어오르는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잘 조련됐지만 결코 힘의 원천은 숨길 수 없는 한 마리의 야생마 같았다.
레이싱 코스는 직선과 곡선, 급커브 구간이 골고루 배치됐다. 출발선에 올라 직선 구간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높였다. 페달을 강하게 밟자 시속 70km를 가리키던 계기판이 순식간에 200km를 넘어섰다. 이 차량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은 3.9초다. 차량은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M177)과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 출력 476마력, 최대 토크는 71.4kgf·m에 달한다. 심장이 멎을 만한 파워풀함과 벤츠 특유의 안정적 주행감이 동시에 느껴져 차 안이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느껴졌다.
사정 없이 밀어붙이는 속도에 정신이 아찔하던 순간 직진코스가 끝나고 곡선구간에 진입했다. 평소 같으면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감속해 통과했겠지만 차량을 믿고 한계로 몰아보라는 인스트럭터의 말에 과감하게 핸들을 꺾었다. 거친 야생마를 조련하는 벤츠의 주행기술은 커브 구간에서 돋보였다. 차량의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기능은 몸이 금방이라도 꺾여나갈 것 같은 급커브 구간에서도 차체를 단단하게 붙잡아 롤링을 최소화했다. 최대 조향각 2.5도의 후륜조향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은 저속 상황에서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 상황에선 차량 안정성을 높였다.


◆퍼포먼스는 물론 공간도 실용적...벤츠가 만든 '차꾸(차량 꾸미기)' 끝판왕
AMG GT 55 4MATIC의 외관은 세단처럼 보이도록 더 클래식하게 변경됐다. 긴 보닛과 강조된 파워돔, 21인치 AMG 10 트윈 스포크 단조 휠 등은 역동적이면서도 품격을 드러낸다. 특히 AMG 레터링이 새겨진 노란색 브레이크 캘리퍼는 측면에서도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 달릴 때 존재감을 더 빛나게 한다. 구체적 스펙은 길이 4730mm, 전폭 1355mm, 전고 1985mm다.
차량 내부에는 11.9인치 LCD 중앙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차량의 모든 기능이 터치 디스플레이로 일원화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훨씬 넓어졌다. 접이식 2+2시트 제공과 트렁크는 최대 675ℓ까지 확장 가능해 실내공간은 기존 1세대 모델보다 2배가량 커졌다.
내외부를 개인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AMG GT 55 4MATIC+는 운전자가 각자의 개성에 맞게 차량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16가지 마누팍투어 컬러를 포함해 총 21가지 외장 페인트를 제공한다. 인테리어 가죽 색상도 10가지 마누팍투어 컬러를 포함해 총 14가지의 옵션을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세대 완전변경 GT 출시를 기념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론치 에디션' 한정판을 10대 선보인다. 외장은 나이트 블랙 마그노 페인트, 내장은 크리스 화이트 컬러의 나파가죽으로 대비감을 줬으며, 안전벨트는 레드 색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한정판은 동일한 마누팍투어 옵션을 선택할 경우보다 가격이 약 10~15% 저렴해 장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