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잇커피, 마음을 내립니다=곽현주 지음, 미다스북스.
교사 겸 소설가인 저자의 장편 소설인 이 책은 조그마한 커피숍 ‘두잇커피’를 무대로 스쳐 지나간 인연, 낯선 이들과의 소소한 공감 등 각각의 사연이 펼쳐진다. 주인공인 청년 이윤은 두잇커피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사연을 지닌 손님들이 커피를 주문하며 남기는 짧은 말, 한숨 등에 자기 삶을 겹쳐 본다. “커피를 주문하시면, 씁쓸 달콤 뭉근한 마음은 덤입니다”라는 문장이 보여주듯, 이 소설은 독자에게 다정한 공감과 따뜻한 여운을 전한다.
선천적 장애로 인해 휠체어로 일상을 지탱하는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고 한다. 저자인 곽현주는 “소설 속 주인공 이윤은 저의 또 다른 자화상이에요. 타인의 말을 조용히 듣고, 그 속의 마음을 오래 생각하는 모습이 꼭 저를 닮았죠”라고 말한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세 번째, 미국에 가다·네번째, 전쟁 속으로=E.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이터널북스
100여년 넘게 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 시리즈의 마지막 두 속편이다. 저자는 1929년 12월부터 매주 일기 형식의 자전적 소설을 연재했고, 이는 큰 인기를 얻었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세 번째, 미국에 가다>는 남편과 두 아이를 돌보는 주인공이 문단에 입성한 뒤 미국에 초대받아 북투어를 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쾌하게 그린다. 대공황의 여파에서 벗어난 1933년 미국의 모습이 담겨 있다. 주인공은 호화로운 파티, 쇼핑몰 등 화려한 미국에 감탄하면서도 신랄한 풍자를 잊지 않는다.
마지막 편인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네 번째, 전쟁 속으로>는 2차 세계 대전 초반, 개전 휴전 상태인 이른바 ‘가짜 전쟁’의 시기에 전쟁 준비에 나선 주인공과 당대 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전쟁 초기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BBC 홈서비스를 웬만큼 신뢰하고 싶지만, 현재 연합국이 겪고 있을 게 분명한 실패나 패배에 관해 아무 말도 없다는 게 조금 수상쩍다. 이 부분은 정보부 책임일 테니 그들의 진짜 역할이 무엇인지도 의심스럽다. 얼마 전에 지원한 정보부 자리에 가게 된다면 알게 될지도.” (38쪽)

이 책은 의료 서비스의 본질적인 변화를 이끌 ‘헬스케어 디자인 씽킹’을 소개한다. 두 저자는 미국 메이요클리닉, 클리블랜드클리닉 등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병원들의 공통점은 환자, 의료진, 보호자 등 보건의료 현장의 ‘사람’을 중심에 둔 곳들이라고 말한다. 이들 병원은 디자인 씽킹을 활용해 의료 서비스를 근본부터 재설계했다.
영국 국가병원 NHS에서는 응급실 내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기 위해 테스트한 그래픽 디자인 안내문이 응급실 대기 환자 중 75%의 불만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냈다. 디자인 팀이 응급실 내 명확한 정보와 안내가 부족한 점이 환자의 공격성을 유발하는 요인이란 점을 파악하고 그래픽 디자인 안내문을 만들었다. 환자들은 이를 통해 대기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다음 단계의 치료 과정 등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환자들의 위협적인 행동은 50% 넘게 줄었다.
“상업화된 의료는 의료진이 비인간적으로 느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의료진은 번아웃을 경험하거나, 환자들의 마음에서 멀어졌습니다. 인간 중심 디자인은 헬스케어가 고통을 통해 부를 축적해 나가는 것을 벗어나, 사람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인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정신을 포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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