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선에서 패배해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17일 차기 원내 사령탑을 선출한다. 각각 '구(舊) 주류'와 '친한(친한동훈)계'의 물밑 지지를 받는 TK(대구·경북) 3선 송언석 의원, 수도권 3선 김성원 의원 간 양자 구도에서 PK(부산·경남) 4선 이헌승 의원이 뒤늦게 참전하면서 '3파전'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미 거대 의석을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한 터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는 대여 투쟁과 함께 당 쇄신안을 둘러싼 내홍을 수습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부여받을 전망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 등록 접수 결과 송언석(경북 김천)·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이 입후보했다.
의원총회에서 비공개 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선거에서 의원 107명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세 후보에 대한 당내 평가는 추경호·권성동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됐던 전임 원내대표보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게 중론이기도 하다. 영남권 중진이자 중립 지대 인사인 이 의원이 출마를 결심한 것도 막판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당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일각에서 친윤계가 와해됐다고 주장하지만 당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건 여전히 TK"라면서도 "영남 지분을 송·이 의원이 나눠 가진다면 김 의원이 의외로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새 원내대표 앞에 놓인 당 안팎 상황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개혁안과 관련한 방침을 정한 뒤 계파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 규명 추진 등은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이기에 당내 조율에 실패하면 여진이 지속될 수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임기 연장 여부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 시점을 결정하는 것 또한 원내대표에게 맡겨진 소임이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라는 방어막이 사라진 가운데 원내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간 입법 공조에도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여당은 내란·김건희·해병대원 등 3대 특검법에 이어 대통령 재판중지법, 상법 개정안 등을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 구성 재협상도 민주당에서 반대하고 있어 상당한 험로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