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불법이민 단속 반대 시위 한풀 꺾여…체포 '0명'

  • 한낮 32도 땡볕더위·통행금지 효과

12일현지시간 야간 통행금지가 발효된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 도로를 LA경찰LAPD 경찰관들이 차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야간 통행금지가 발효된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 도로를 LA경찰(LAPD) 경찰관들이 차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해 이어진 시위가 최근 들어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연일 이어진 한여름 폭염과 함께, LA시 당국이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하면서 시위 열기가 다소 수그러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전날 도심 시위 현장에서는 단 한 명도 체포되지 않았다. 지난 6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열흘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LAPD는 도시 전역에 내린 경찰 내부 경계령을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시위는 지난 6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LA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시장 등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이면서 촉발됐다. 이후 연방 구금센터 앞에는 구금된 이민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집결했고 초반에는 일부 격렬한 충돌과 방화, 약탈 등의 범죄도 동반됐다.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LA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요 사태 진압을 명분으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4000명과 해병대 700명을 LA에 투입하도록 지시했다.
 
긴장이 고조되자 캐런 배스 LA 시장은 지난 10일부터 도심 주요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하고 경찰 병력을 증강했다. 이후 상황은 점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4일 열린 '노 킹스(No Kings)' 전국 시위에는 약 3만명이 참가했지만, 대체로 평화적인 행진이 이뤄졌다. 다만, 이날 밤 35명이 통금령을 위반하고 3명이 경찰 명령 불복종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시위 규모 감소에는 기상 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5일부터 LA 지역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돌며 폭염이 이어졌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 15일 LA 다운타운의 한낮(오후 2시) 최고 기온은 화씨 88도(섭씨 31도), 체감온도를 뜻하는 열 지수(Heat Index)는 화씨 89도(섭씨 32도)를 기록했다. 
 
AFP통신과 지역 매체들은 전날 낮에 LA 도심에 모인 시위대가 작은 무리에 그쳤으며, 대체로 조용했다고 전했다. 배스 LA 시장은 시위가 전보다 잦아들고 통금령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상황을 고려해 통행금지 시간을 단축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기존에 오후 8시부터 시작된 통행금지 발효 시간이 2시간 늦춰져 이날부터 '밤 10시∼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에 적용된다.
 
배스 시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이번 통행금지 조치와 지속적인 범죄 예방 활동 덕분에 상점과 음식점, 비즈니스, 주거 지역이 이민 커뮤니티를 위협하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상당 부분 보호받을 수 있었다"며 "시장실은 지속적으로 주민과 사업주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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