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박에 대출 문턱 높이는 은행

SC제일은행·NH농협은행 주담대 만기 줄이고 우대금리 조건 강화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점 [사진=SC제일은행]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자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만기가 짧을수록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져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아진다. 결국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0.25%포인트 낮췄다. SC제일은행은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낮출 계획이었지만 조정 폭을 0.25%포인트로 확대했다. 우대금리가 줄면 실질적으로 대출금리가 그만큼 상승한다.

NH농협은행도 같은 날부터 우대금리 조건을 강화한다. 대면 주담대 상품(주기형·변동형) 차주에게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이하에서 LTV 30% 이하로 강화했다. 이에 더해 올원뱅크 가입 고객, 지원 프로그램 특별우대 등의 명목으로 제공되던 0.1%포인트 우대금리가 폐지됐다. 다만 자녀가 3명 이상이면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서울 집값이 상승하고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과 관련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만기 연장을 통한 DSR 우회 지양,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 준수 등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