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키어 스타머 총리가 정부의 비상 대응 회의인 ‘코브라’를 소집해 미국 측의 군사 지원 요청에 대비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전면적 군사 개입 △제한적 군사 지원 △군사 지원 거부 등 여러 시나리오가 검토된 가운데 인도양 차고스 제도 내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등을 제공하는 제한적 군사 지원안이 유력한 선택지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지는 이란에서 약 4000㎞ 거리에 있으며, 미국의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이란에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위치다. B-2 스텔스 전폭기는 무게 13t의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을 탑재할 수 있는 유일한 기종이다.
이와 함께 영국령 키프로스에 위치한 아크로티리 공군기지를 공중급유기용 전진 기지로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크로티리 기지에는 영국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14대가 상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 외에도 이라크와 시리아 등의 친(親)이란 민병대 공격에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영국 정부 내부에서는 군사 개입이 확대되기 전에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타결돼 충돌 자체를 피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이날 회의에서는 영국이 방어적 지원에 한해서만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영국이 미국의 지원 요청을 거절할 경우 양국의 '특별한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중동 주둔 자국군 및 자국민에 대한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해 현지 경계 태세를 강화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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