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내달 중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곧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강력하게 동조하는 양상이다.
월러 이사는 20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빠르면 내달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빠르면 이것(금리 인하)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인하를) 하든 안 하든 내 견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 시장의 하향 리스크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한다면 기다리지 말고 지금 행동(금리 인하)해야 한다"며 "왜 금리 인하 전에 사고가 터질 때까지 기다리길 바라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음 (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완전히 찬성한다"며 "우리는 정책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고용 시장이 악화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내달 29~30일 이틀간 열린다. 앞서 연준은 지난 17~18일 열린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현행 4.25~4.50%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4회 연속 동결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금리 동결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및 경제 활동 둔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트럼프 1기 당시인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 이사에 오른 월러 이사는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연준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연준 의장 후보로 평가받는 인물들 중 현재까지 월러 (이사)가 아마도 이론적으로 가장 정교한 주장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고 적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자 파월 의장을 가리켜 "바보 같은 사람", "스마트하지 않은 정치적 인물"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그러면서 차기 연준 의장을 "매우 곧"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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