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를 상대로 잇따라 제재를 시행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주쯤에 하버드대와 역사적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대 유학생 금지령 효력을 무기한 중단시킨 이후 나온 것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를 상대로도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도망간다)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많은 사람들은 하버드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왔다"며 "우리는 그들(하버드대)의 대규모 부정 행위에 대응해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하버드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다음주쯤이면 딜(협상)이 발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은 최근 협상 중 극도로 적절하게 처신해왔고, 옳은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 보인다"며 "현재 논의를 기반으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역사적인 일이고, 우리나라에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대와의 '딜'이 어떤 내용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이날 연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대 유학생 금지령' 효력 중단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 나온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법원의 앨리슨 버로우스 판사는 하버드대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진행 중인 동안에는 하버드대가 유학생들에 대해 계속 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양성 교육 및 중국과의 연루 의혹성 등을 이유로 하버드대에 잇따라 제재를 시행해 오던 가운데 지난 4월에는 25억 달러(약 3조430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동결하기로 한데 이어 이달에는 하버드대 입학 및 교환 프로그램 등 목적으로 방문을 원하는 유학생들의 입국을 6개월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들이 위법, 위헌적이라며 국토안보부 등 유관 부서들을 제소하고 나섰다.
이에 미국 연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대 유학생 금지령 효력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해당 조치의 효력을 재판 기간 중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하버드대는 2024~2025학년도 기준 유학생이 전체 학생 중 약 27%를 차지하는 가운데 학교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외교 등 주요 정책들을 초반에는 강력하게 밀어붙이다가도 난관에 부딪히면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최근 'TACO'라는 신조어가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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