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7조원을 투자해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에 나서며 민간 주도의 데이터센터 건립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정부가 100조원에 달하는 민관 AI데이터센터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수급 대책과 함께 기업들의 탄소배출 문제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정부가 민관 합작으로 AI데이터센터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한 정책적 혜택에 IC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해외 빅테크들의 국내 AI데이터센터 건립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0일 SK그룹과 울산 데이터센터 건립을 공식화했다. 양사가 수조원을 투자해 건립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오는 2027년 가동될 예정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이달 말 한국에 제2데이터센터를 공식 가동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2년 국내 첫 데이터센터 설립 후 3년 만에 이루어진 투자로, 국내 기업의 AI 인프라 수요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AI데이터센터 건립이 본격화하며 ICT 업계는 전력 수요 급증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 등 기후 위기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현재의 두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력 수요가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수요가 늘어난 만큼 탄소배출량도 증가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AI용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지난해 탄소배출량이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한 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한 것이 좋은 예다. 네이버의 2024 지속가능경영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온실가스 총배출량(시장기반)은 12만1186tCO2e로, 전년(8만9505tCO2e)보다 35% 급증했다. 이 가운데 간접 에너지 사용량인 전력 소비가 크게 늘었다. 전력 사용량은 2023년 19만1214MWh에서 지난해 25만8981MW로 35% 증가했다.
네이버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네이버의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8%는 데이터센터와 사옥의 전력 사용으로부터 발생했다"면서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향후 수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와 함께 비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량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원자력 발전 확대와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민간 투자만으로는 예정된 100조원 규모의 AI데이터센터 건립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까지 감당하기는 어렵다.
이광용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제는 국가경쟁력의 핵심 기반 인프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특히 AI는 고도화된 전력 인프라가 필수적인데, 탄소배출 주범이 되지 않으려면 민간 투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전략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망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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