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구미시 송정동. 전국 1300여 개 매장을 둔 교촌치킨이 처음 출발한 장소다. 10평 남짓한 상가에서 시작된 작은 통닭집은 34년이 흐른 지금, 하나의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이름하여 '교촌1991로'. 교촌이 1991년 3월 이 자리에서 처음 문을 연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구미시는 이 거리의 의미를 기려 교촌1991로를 명예도로명으로 지정했다. 교촌에프앤비와 함께 기업의 시작을 기념하고, 브랜드가 지역 정체성과 맞닿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지난 19일 미디어 투어에서 현장을 둘러봤다.
구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아백화점 앞까지 이어지는 약 500m 구간의 교촌1991로는 마치 테마파크처럼 꾸며져 있었다. 기자는 교촌 1호점에서 출발해 터미널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교촌역사문화로드'를 중심으로 돌아봤다. 거리 곳곳에서는 교촌의 창업 배경과 경영 철학을 다양한 콘텐츠로 접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창업주가 실제 타고 다녔던 배달차 '프라이드'를 절반 크기로 재현한 조형물이었다. 위에는 당시 사용한 포장 박스가 놓여 있었고, 안내판에는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삼복더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배달했다'는 권원강 회장의 일화가 소개돼 있었다.
![권원강 교촌치킨 회장의 '114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는 전화부스. [사진=김현아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6/23/20250623094454339406.jpg)
'치킨로드' 구간에는 교촌의 제품 특징이 생생하게 구현돼 있었다. 손을 스치면 흑백 치킨에 소스가 입혀지는 체험형 벽화부터 '붓질'을 주제로 한 벤치까지 간장치킨의 양념법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이어졌다. 달걀을 형상화한 버스정류장, 꿀 곡선을 담은 허니존 벤치, '교촌레드'를 표현한 붓 조형물도 조화를 이뤘다.
'치맥공원'도 흥미로웠다. 대형 교촌 로고와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 캐릭터가 어우러진 포토존과 쉼터는 이곳이 한때 방치된 녹지였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했다.
거리의 구심점인 교촌 1호점은 리뉴얼을 거쳐 운영 중이었다. 지역민들이 익숙하게 기억하는 10여 년 전 매장 모습을 유지하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도 개발했다. 구미 양파를 활용한 ‘프래터’, 구미 메론 칵테일, 시그니처팩과 굿즈 등은 1호점 한정으로 운영된다.
![교촌1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메뉴. [사진=김현아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6/23/20250623094235181186.jpg)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는 '다시 구미에서 다시 초심으로'다. 임영환 교촌에프앤비 전략스토어팀장은 "교촌 1호점이 지역민에게는 익숙한 장소로, 외부 관광객에게는 브랜드의 시작을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남기를 바랐다"며 "체험 요소와 편의시설을 통해 교촌1991로를 구미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는 거리 조성과 함께 인근의 낡은 화장실과 계단, 노후 옹벽, 지하차도 조명 등을 정비했다. 벽화에는 구미시 로고와 대표 관광지를 담아 지역 정체성과도 연결했다. 구미시는 교촌1991로를 산업문화투어 코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강창동 교촌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은 "1호점은 교촌 그룹의 정신적 고향이자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브랜드의 시작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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