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활황에도 서학개미 2개월째 '팔자'…환차손·차익실현 영향

  • 7월 들어 다시 매수세 전환 조짐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도 행진이 두 달째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강세가 이어지는 상황 속 환차손 부담과 차익 실현 욕구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도 규모는 2억3184만 달러(약 3216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5월에도 13억1084만 달러(약 1조8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두 달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서학개미들이 두 달 연속 순매도에 나선 건 지난해 8~9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환차손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9일 1486원까지 올랐으나, 6월 말에는 1354원으로 8.9% 급락했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환차손이 커짐에 따라 달러 자산을 매도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리스크, 재정 문제 등으로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어, 미국보다 비미국(Non-US)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최근 수개월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가 고공 행진을 벌이면서 차익 실현 움직임도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두 달 간(5월1일~6월 30일)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SOXL(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TSLL(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 등 종목을 가장 많이 매도했다. 이 기간 테슬라는 12.5%, SOXL은 100%, TSLL는 15%가량 뛰었다.

다만 7월 들어서는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증시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달 1~2일 이틀간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4억3,590만 달러 순매수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실적과 경제 성장률 측면에서 미국 증시 투자를 계속 도외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후 실적시즌에서 미국보다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국가는 드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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