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취임 첫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은 취임 30일이라는 전례 없이 이른 시일 진행돼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여는 게 관행처럼 여겨졌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취임 116일, 박근혜 전 대통령 316일,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은 100일에 기자회견을 했다. 2000년 이후 100일보다 이른 시일에 진행된 기자회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98일)이 유일하다.
시기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이 열린 장소도 차이점으로 꼽혔다. 통상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대통령실 브리핑룸 등에서 진행됐다. 직전 정부인 윤 전 대통령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다.
달라진 질의응답 방식도 눈에 띄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대통령실 출입기자에 국한했던 기존 틀을 벗어났다. 출입기자는 물론 '풀뿌리 지역 언론' 8개사도 영상을 통해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이들에게도 지역 문제와 관련해 질의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과거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변인이 질문자를 호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은 대통령이 직접 기자를 지명하고 질문에 답변하면서 생동감 있는 양방향 소통이 이뤄졌다.
특히 이전에 없던 '질문자 제비뽑기'(명함 추첨) 방식도 새롭게 도입돼 최대한 취재 공정성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전에 질문과 대답을 기획했다는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며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연출이 아닌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파격적인 기자회견에 나선 건 최근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지난 3년간 ‘불통’이라고 비판받았던 만큼 이 대통령이 강점으로 꼽히는 ‘소통’을 통해 전임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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