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화 어려운 마이데이터…기업들 줄줄이 사업 접어

  • LG CNS, 마이데이터 '하루조각' 서비스 종료

  • 지난해부터 총 7개 사업자, 금융위에 자격 반납

  • 불명확한 수익 모델·비합리적 과금 체계 등 지적

마이데이터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이터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로 시행 4년차를 맞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수익성이 나오지 않자 기업들이 줄줄이 관련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들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이터 관련 사업은 철수하며서, 인공지능(AI)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12일 LG CNS에 따르면, 회사의 마이데이터 앱 '하루조각' 서비스를 종료한다. 오는 9월 19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하고, 8월 21일부터는 신규 가입과 기관 연결 및 연장이 어렵다. 서비스 종료 후 모든 데이터는 안전하게 파기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출시한 하루조각은 금융데이터와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자동 기록·관리해주는 앱이다. LG CNS의 첫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마이데이터 서비스다. 데이터 사업 보다는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출시 3년만에 서비스를 접게 됐다는 게 LG CNS측의 설명이다. 

마이데이터는 기업·기관 등 여러 곳에 흩어진 자신에 대한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과 공공분야에선 이미 시행됐다. 지난 3월부터 개인정보위 주도로 전분야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6월에는 마이데이터 2.0 체계가 시행되면서 서비스 확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이데이터 사업을 접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올해에만 LG CNS를 포함해 5개 사업자(LG유플러스·에프앤가이드·NHN페이코·KB핀테크)가 마이데이서 사업에서 손을 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Me'를 종료했다. 이들 기업은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자격도 반납했다. 다만 LG CNS는 아직 자격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3개 업체(에이치엔알·디셈버앤컴퍼니·십일번가)가 사업 자격을 반납했고, 현재 통신사 등 대규모 사업자들이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업의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높은 초기 투자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나지 않자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에 참여한 사업자들의 지난 3년간 누적손실액은 총 3241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2년 손실액 12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2023년 997억원, 2024년 951억원으로 점차 줄었으나 여전히 수백억원 대의 적자가 났다. 

또한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이에 따른 비용도 커지는 구조다. 지난해 1월 시행된 마이데이터 과금 기준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금융사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을 때마다 이용료를 내야 한다. 이용자 수가 많아질 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 또한 금융위 소관인만큼 엄격한 금융 관련 규제로 인해 사업의 유연성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2.0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사업자들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에 사업 철수를 고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더욱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AI 전환 흐름에 따라 기업들이 AI 투자에 집중하면서 데이터 관련 사업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 마이데이터의 경우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다보니, 각종 규제로 인해 이용 편의성이나 활용 범위의 제약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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