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호 한국유통포럼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제16회 소비자정책포럼'에서 '저성장기 한국 유통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저성장과 물가 상승, 고령사회라는 구조적 국면에서 유통업계는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품과 기능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김인호 한국유통포럼 회장은 3일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16회 소비자정책포럼' 첫 번째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저성장기 한국 유통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한 첫 번째 기조 강연에서 김 회장은 업태 다변화, 생애 고객화 등을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하며 유통산업의 대응 방향을 짚었다.
김 회장은 "인구 증가율은 낮고 고령화율은 높아지면서 생산연령인구는 지난 2018년 이후 감소세에 들어섰다"며 "인구의 잠재 성장률 기여도도 2000년대 0.7~0.9%포인트(p)에서 2021년 이후 0.2~0.3%p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처럼 가계 소득이 정체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에 민감한 방어적 소비가 확산하고 가격 민감도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물가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밀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브라질산 원두값이 오르면서 커피 가격이 뛰었다"며 "최근에는 경북 산불로 인해 주요 산지인 사과 생산에도 타격이 예상돼 내년에는 '금(金)사과'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구조적 환경 속에서 중저가 전문점은 약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4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고, 다이소도 연 4조원대 매출을 이어가며 성장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회장은 유통업계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업태 다변화 △글로벌화 △생애 고객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 중 점포 대형화와 저가형 전문화의 중요성을 꼽았다.
김 회장은 최근 문을 연 창고형 약국을 예시로 들었다. '약국계의 코스트코'를 표방한 이 매장에서는 2500종 이상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유통업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라는 뜻이다.
김 회장은 "일본의 저가형 라이프스타일 매장 '쓰리코인즈(3COINS)'처럼 다이소보다 약간 고급화된 형태의 저가형 라이프스타일 매장도 향후 국내에 등장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꼽았다. 김 회장은 "호입지에 다점포를 전개하고, 저가격의 풍부한 상품 구성을 통해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단위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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