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주가조작 및 재건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 회장을 8일 소환 조사하며,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배경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소재 특검 사무실에 양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삼부토건과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공동 주최한 단체의 대표로, 삼부토건이 재건사업 수혜주로 부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검은 양 회장을 상대로 포럼 개최 경위, 삼부토건과의 협약 과정, 관련 인사들과의 교류 내용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포럼은 삼부토건 주가가 1000원대에서 5000원대까지 급등한 계기로 작용했으며, 당시 현지 지방정부와의 업무협약 체결 및 언론 노출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한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같은 날 특검은 신규철 삼부토건 등기임원(전 삼부토건 경영본부장)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삼부토건의 경영진과 과거 임원들을 잇따라 불러들여, 포럼 추진과 주가 급등 과정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역할 분담과 내막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양 회장과 함께 포럼에 참석한 인물로는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 원희룡 전 장관 등이 있으며, 이들의 등장이 삼부토건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증폭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포럼 직전 국토부 고위 관계자와 삼부토건 인사 간 접촉 정황도 포착돼, 특검은 정부 차원의 간접 지원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은 삼부토건의 지배구조와 주가 급등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부토건의 과거 주주인 이석산업개발이 2021년 1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총 8차례 지분 변동 공시의무를 위반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 기간은 삼부토건 주가가 고점을 찍던 시점과도 겹친다.
특검은 특히 삼부토건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지배구조를 불투명하게 만든 수단으로 악용됐을 가능성을 추적 중이다. 2020년 설립된 이석산업개발이 설립 두 달 만에 250억원 규모의 삼부 BW를 인수한 점, 이후 이를 디와이디에 넘기며 최대주주가 변경된 구조, 지분 보유 목적 허위 기재 의혹 등은 모두 조작 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소다.
시장에선 CB·BW 거래와 주가 부양 의혹, 주요 인사 간 이해관계가 얽힌 정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특검 수사를 통해 이득이 실제로 누구에게 돌아갔는지, 더 나아가 김건희 여사와의 관련성 여부도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4일 이응근 전 대표를 조사한 데 이어, 9일 정창래 전 대표, 10일 이일준 현 회장을 각각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은 모두 주가 급등 시기 회사 경영을 책임진 인물들로, 내부 정보 이용, 공시 누락, 포럼 추진 주체 여부 등이 집중 조사 대상이다.
특검 관계자는 “복잡한 지배구조와 자금 흐름, 공시 위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득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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