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사기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카드사들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고도화하려는 시도들이 업계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AI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본인 확인과 이상거래 탐지를 마친 후 자동 대응이 가능한 무인 상담 시스템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LLM을 FDS에 접목하는 시도는 카드 업계 최초 사례다.
우리카드가 준비 중인 LLM 기반 무인 상담 서비스는 기존 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AI FDS보다 한층 진화한 형태다. 향후에는 상담원처럼 양방향 소통도 가능하도록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존 AI FDS는 이상 거래를 감지하면 즉시 결제를 차단하고 고객에게 문자로 확인을 요청하는 방식이지만, 새 시스템은 보다 정교하게 금융 사기를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이상 거래 발생 시점부터 사고 처리 완료까지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카드는 SK텔레콤과 협력해 AI 기반 사이버 금융 범죄 방지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내 SK텔레콤의 페임(FAME) 솔루션을 자사 FDS에 접목할 계획이다. 이 솔루션은 SKT 고객과 보이스피싱범의 통화 이력을 토대로 분석·예측하는 기술이다. 휴대전화의 실시간 위치 정보와 카드 결제 장소를 비교 분석해 부정 거래 가능성을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어 보안성을 크게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앞다퉈 FDS 고도화에 나서는 이유는 신종 전자금융사기 기법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AI로 가족이나 지인 목소리를 가장하는 수법이 나오는 등 보이스피싱·스미싱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AI 학습 데이터 기반 시스템만으로는 실시간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기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카드사 간 FDS 고도화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기 수법이 워낙 빠르게 진화하다 보니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탐지 시스템에 잘 접목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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