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러 제재 효과 반신반의...러 원유 수입한 中에 최대 500% 관세 경고

  • '10일 내 제재' 시한 단축 밝혔지만 효과엔 회의적 입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있는 남쪽 잔디밭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있는 남쪽 잔디밭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그게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더욱이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에 최대 50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대러 제재 공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코틀랜드 방문을 마치고 귀국 중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그것(대러 제재)이 러시아에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다”면서 “왜냐하면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분명히, 아마도 전쟁을 계속 이어가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새로운 관세 제재를 부과할 시점에 대해서는 “오늘부터 10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휴전 압박을 무시해온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강력한 대러 제재를 예고해왔다. 그는 지난 14일 “50일 이내 러시아에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가 28일에는 이를 ‘10~12일’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재 효과에 대해선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CIP) 매트 더스는 “트럼프는 이제야 ‘푸틴이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 중인 듯 하다”며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을 과신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렘린궁은 트럼프의 시한 단축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는 짤막한 입장을 내놨지만, 러시아 고위 인사들은 조롱 섞인 반응을 내비쳤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과거 트럼프의 여러 데드라인 발언을 언급하며 “예전엔 ‘24시간’, ‘100일’이라는 시한도 있었다”고 말했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트럼프는 최후통첩 게임을 하고 있다. 슬리피 조(조 바이든 전 대통령)처럼 되지 마라”고 꼬집었다.
 
다만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휴전 합의를 압박할만한 경제·군사적 수단이 있으며, 러시아 은행 시스템 제한, 원유 가격 상한선 설정, 유럽 동맹국 영향력 행사 등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최대 구매국인 중국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경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중 3차 무역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사는 국가에 미국이 최대 500% 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안의 미 의회 통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 동맹국들도 러시아의 에너지 수익을 차단하기 위한 비슷한 조치를 하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을 정조준했다.
 
그는 미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의 동맹국들도 러시아의 에너지 수익을 차단하기 위한 비슷한 조치를 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10~12일 안에 러시아산 원유를 사는 국가에 2차 제재 성격의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자국이 에너지 수요가 있는 주권 국가이며, 원유 구매는 국가 내부 정책을 바탕으로 정해진다고 답했다고 베선트 장관은 전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중국은 주권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며 “그들(중국)은 100% 관세를 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현재 중국은 하루 약 20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인도와 튀르키예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이들 국가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중국이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지속적으로 수입하고, 러시아에 민간·군사용 전환이 가능한 이중용도 품목을 150억 달러 이상 판매한 점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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