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국회 통과가 급물살을 타면서 산업 현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제계는 연일 법 개정 중단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수십, 수백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다면 원청 사업주는 건건이 대응할 수 없어 산업 현장이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취임한 손 회장이 단독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경제계의 절박한 심정을 대변한 것이다.
손 회장은 "노란봉투법이 현실화되면 잦고 과격한 쟁의 행위로 노사 관계의 안정을 해치고, 산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 세대의 일자리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HD현대, LS 등 기업 임원들도 참석해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파장에 우려를 표했다.
김태정 삼성전자 상무는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 경영상 의사결정과 유연성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환노위에서) 노란봉투법을 통과한 것에 대해 경영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정상빈 현대차 부사장은 "입법안대로 시행되면 모든 내용을 노조하고 합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경영자가 사업 추진 시 절차나 비용 측면에서 애로 사항이 많아질 것"이라며 "이는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국가 간 경쟁에서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명식 HD현대 상무도 "미국 조선시장이 열리면 조선업의 파급 효과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데, 미국 투자를 이유로 노조 파업 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란봉투법은 해외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유럽상공회의소(ECCK)는 교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형사 처벌 위험에 직면할 경우 한국 시장 철수를 선택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노란봉투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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